관광자원화…'유적지'보존성 높여

입력 1999-03-04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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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의 '세계 문화유산' 지정 신청 절차가 본궤도에 올랐다. 앞으로의 절차는 시간 계획까지 돼 있어 지난달 25일의 문화재 위원회 결정은 그야말로 추진 장치에 불을 붙인 형상.

불국사·석굴암 등에 이어 추진되고 있는 '세계 문화유산' 지정이 이뤄지면 경주 남산은 또 하나의 세계적 유적지로 공인받을 전망이다. 성패는 내년 2월쯤 최종 판가름 날 예정. 지정된다면 남산은 우선 현실적으로 관광자원으로서의 유인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유네스코에 의해 3~5년 간격으로 정밀 조사를 받음으로써 보존성을 높이게 되고, 석조 유물에 관한한 훨씬 선진된 관리 기술을 가진 유럽쪽 전문가들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을 경우엔 유네스코에 의해 재정적·기술적 지원도 받게 된다.

경북도 김용만(金容晩) 학예연구관에 따르면 남산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97년도 하반기. 이어 작년에는 등재 목적의 국내 잠정 목록에 포함됐다. 여기 올라 있는 국내 문화 유산은 8개. 그 중에는 안동 하회마을도 있다.그러나 남산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키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도 적잖다는 것이 문화재 전문가들의 지적. 김 연구관은 △곳곳에 있는 불상 등의 앞에 기도 목적의 촛불을 켤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알루미늄 상자들 △절 등에 포함돼 있는 불법 건축물들 △여기저기 마구 만들어져 있는 불법 묘지 △복구되지 않고 있는 산불 흔적 △아카시아 등 외래 수종들 △관통도로 중 허물어진 구간들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문화재 관리국은 국비와 경주 시비 등 63억원을 들여 5개년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 이 정비가 본궤도에 오르면 남산의 면모가 크게 나아질 것은 물론이다. 남북 길이 8km, 동서 길이 4km로 경주 남쪽에 펼쳐져 있는 남산은 금오봉과 고위봉 등에서 흘러 내리는 40여 골짜기 곳곳에 지석묘 등 선사시대 유적부터 신라시대 8개 왕릉, 엄청난 숫자의 불교 유물 등을 품고 있다. 곳곳에 갖가지 설화까지 거느림으로써 말 그대로 비할데 없는 노천박물관인 셈. 그러나 정비가 시작되면 분묘 주인 등 관계자들과의 갈등이 발생할 소지도 있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도 적잖을 전망이다.

이번에 함께 신청 결정된 국내 고인돌군(고창·화순·강화)에 대해서도 문화재 전문가들은 엄청난 비중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전체의 40%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고인돌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크다는 것. 그러나 인식 부족으로 6만여개가 파괴돼 지금은 2만여기만 남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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