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산성 제모습 밝혀졌다

입력 1999-03-02 14:09:00

대구에서 가장 인접한 산성인 칠곡 가산산성(사적 제216호)의 축성 총길이는 11.041km이며 그동안 사료에 보이지 않거나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암문, 치, 절터, 연못, 우물등 많은 구조물이 새로 확인됐다.

대구대박물관(관장 이명식)이 최근 펴낸 가산산성 지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중기 1640년에 공사를 시작해 99년만인 1741년에 완성된 가산산성은 우리나라 산성으로서는 유일한 삼중성(三重城)으로 정상부의 내성 총길이가 5.071km, 중턱의 중성이 0.423km, 하단의 외성이 4.669km로 동문과 중문의 좌우 연결성벽을 제외한 가산산성의 총둘레는 10.164km로 나타났다.

칠곡군의 지원으로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3차에 걸쳐 이뤄진 현장조사에서 산성의 전체적인 규모외에 내성에 9개, 외성에 6개등 15개의 암문(暗門·남의 눈에 잘 띄지않게 은밀한 곳에 낸 작은 개구부로 성문의 일종)이 조사돼 '칠곡부읍지'에 기록된 11개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치(雉·적을 관찰하고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격퇴하도록 만든 장방형의 돌출구조물)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모두 26개소가 조사됐고 천주사지, 보국사지, 장대지와 우물 9개소, 연못 4개소, 성내 비석 13기도 조사됐다.

조선후기 성곽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는 가산산성은 임진왜란이후 국방을 목적으로 축조돼 6·25이전까지만해도 원래의 성벽과 성내 시설물들이 잘 남아있었다. 하지만 전쟁중 폭격과 홍수등으로 상당부분 파괴돼 전체적인 형태와 규모를 짐작할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팔공산 순환도로에서 가산산성으로 진입하는 도로개설과정에서 외성의 일부가 파괴되는등 수난을 당해왔다.

이번 지표조사는 92년 성주 독용산성을 시작으로 선산 천생산성, 경산 용산성, 울진군지역 14개 성지를 조사한바 있는 대구대박물관에 의해 가산산성에 대한 종합적인 복원작업을 앞두고 이뤄져 가산산성의 전체적인 규모와 형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사단장 이명식관장은 "가산산성은 관광자원으로서 개발가치가 높아 이번 지표조사결과를 토대로 정비복원이 시급하다"며 "이번 조사와 함께 경북일원의 모든 산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측은 이번 조사보고서와 함께 5천분의 1로 축소한 유적현황도를 함께 제작, 발간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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