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유출과 공직자 축재

입력 1999-02-27 00:00:00

우리나라 첫 민주운동이었던 '2.28민주의거'는 벌써 39주년을 맞고 있음에도 아직 4.19에 영향을 미친 운동이었다는등 찬란한'역사유적'으로만 남아있고 이를 세계화시키거나 우리나라 학생운동의 모델 혹은 민주운동 내지 민주주의의 모델로까지 이념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2.28은 대구에서 일어난 역사발전에 공헌한 학생운동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역사적 운동이 단순히 과거에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느냐는등의 규정에만 매달려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미래의 학생운동의 표본으로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이바지 할 수있는 이념으로까지 승화, 발전 되어야 한다. 이렇게 발전적 진화를 할때만 2.28은 보다 나은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2.28은 민주주의를 위한 순수 학생운동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하느냐에 대한 해답을 줄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는 보편적 논리여야 하지만 현 상황은 나라마다 조금씩 '시행세칙'부문에서는 그 양태를 달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2.28에 나타난 민족주의적 성향이나 희생정신등 한국적 정서를 어떻게 한국민주주의와 조화시키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미국화가 문제가 있듯이 민주주의의 미국화도 분명 문제가 있는 테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항정신에 대한 승화문제이다. 부정과 독재등 불의에 대한 저항은 이어져야 겠지만 이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대화와 타협도 부정하는 협소한 저항정신으로 부정적 진화(進化)를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이 결국은 민주주의를 저해시키는 운동으로 격하 될수도 있다.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민운동과 관련해서 이점에 대한 해답도 2.28이 내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책임질 시민으로서의 정신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다음으로는 2.28정신은 지자체시대를 맞아 대구.경북의 시민정신으로까지 발전 되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물론 이를 위해 분연히 일어날수 있는 진취성과 과단성등은 앞으로 전개될 지방자치시대를 위한 시민정신으로 갖춰야 할 덕목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도 2.28은 대구.경북의 시민정신이 되어야 하고 대구.경북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도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 측면에서는 국채보상운동 정신으로, 정치적 측면에서는 2.28정신의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정신적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2.28은 그 시대적 역할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홍보 되어온 감이 없지 않다. 이는 대구.경북의 책임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년에 있을 40주년을 맞아서는 세계적인 위상을 갖출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