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총난사 경관 둘 사망

입력 1999-02-26 14:48:00

고교 3학생이 변심한 여자친구를 승용차로 납치, 달아나던 중 검거하려던 경찰관의 총기를 뺏아 난사하며 1시간 30여분동안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용의자가 총에 맞은 경찰관을 또다시 쏘는 잔인함을 보여 경찰관 2명이 숨지고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건발생

25일 오후 5시30분쯤 경북 상주시 복용동 제일정미소 빈 창고에서 임모(16)양을 납치해 달아나던 구미 시내 모고교 3년 임모(18·경북 구미시)군이 납치 용의자 검거 지시를 받고 출동한 상주경찰서 동문파출소 소속 김성균(29)순경의 3·8구경 권총을 뺏아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을 발사했다.

임군은 김순경이 왼쪽 팔목에 수갑을 채우는 순간 오른손으로 김순경이 차고 있던 권총을 뺏아 실탄 1발을 김순경의 오른쪽 눈을 쏴, 그 자리서 숨지게 했으며 옆에 있던 김인배 경장(34)의 왼쪽 가슴에도 1발을 발사해 중상을 입혔다.

이어 김군은 바닥에 쓰러진 김경장이 무전으로 "다급한 상황이다"며 지원 요청을 하자 숨진 김순경이 차고 있던 총을 빼들고 다시 김경장의 엉덩이와 등에 실탄 2발을 발사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한편 김경장은 성모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가슴과 폐에 입은 상처가 너무 커 26일 새벽 4시 숨졌다.

△인질극

사건발생 5분뒤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한 상주경찰서 형사계 성동환 경장 등 4명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 임군은 권총을 성경장에게 겨누며 사건 현장에서 10m쯤 떨어진 정미소 빈사무실로 임양을 끌고 들어갔다.

임군은 성경장이 발사한 권총 2발중 1발을 왼쪽 어깨에 맞았으나 사무실안에서 1시간 20분동안 출동한 40여명의 경찰관과 대치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경찰과 대치하던 임군은 사무실안에 있던 둔기로 임양의 머리와 왼쪽 팔목에 상처를 입히고 자신의 왼쪽 팔목도 날카로운 돌조각으로 자해했다.

△검거

경찰은 병원으로 후송된 경찰관들의 상처부위에서 권총에 장전돼 있던 실탄 4발이 모두 발견되자 이날 오후6시50분쯤 검거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사무실안으로 형사 3명을 들여 보내 임군을 검거한뒤 이들을 인근 성모병원으로 옮겼다.

△사건현장

인질극이 발생한 정미소 주변에는 인근 주민과 행인 300여명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경찰관이 숨진 정미소 창고 입구와 인질극이 벌어진 사무실 바닥에는 피로 얼룩져 사건 당시의 참혹함을 보여줬다.

△범행동기및 납치

경찰 조사결과 임군은 애인 임양의 부모를 찾아가 동거허락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잦은 행패를 부렸으며 임양이 다른 남자친구와 사귀며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고 임양을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군은 23일 밤10시쯤 친구 권모(18·구미시)군과 함께 임양의 집에 들어가 임양을 흉기로 위협, 납치한뒤 임양 아버지의 소나타 승용차에 태워 도주했다.

납치 신고를 접수한 구미경찰서 형사팀은 소나타 승용차를 수배해 추적하던 중 이날 오후 오후 2시쯤 상주시 복용동 ㅍ식당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고 나오는 공범 권군을 검거했다. 그러나 식당안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임군은 임양을 데리고 식당 후문으로 달아났다.

상주경찰서 동문파출소 김인배 경장과 김성균 순경은 이날 오후 구미경찰서의 임군 검거 지원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변을 당했다. 〈李鍾均·최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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