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해외매각 의미와 과제

입력 1999-02-23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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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이 미국의 뉴브리지 금융컨소시엄에 매각된데 이어 한달여만에 서울은행이 세계 최대, 초우량은행인 HSBC(홍콩상하이은행)로 넘어간 것은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불식할 정도로 국제신인도가 제고됐음을 의미한다.

◇서울은행 매각의 의미=환란이후 계속돼온 은행 구조조정이 서울은행 해외매각으로 완전히 마무리됐다. 하드웨어 부분의 구조조정이 마감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6월 5개 은행 퇴출로 막을 올린 은행구조조정은 한빛은행(한일.상업은행), 국민.장기신용은행, 하나.보람은행 등 3개 합병은행을 탄생시켰으며 조흥.강원.충북은행 합병도 목전에 두고 있다.

외환은행은 수출입은행을 통한 우회출자가 결정돼 있고 평화은행은 정부가 2천여억원을 출자,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서울, 제일은행과 조건부 승인은행인 상업.한일.조흥.외환.충북.강원.평화은행 등9개 문제은행에 대한 처리가 사실상 완료된 것이다.

이미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회복되긴 했으나 서울은행의 매각은 대외 신인도 제고와 외자유치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후의 과제=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두 은행을 조기에 매각하느라 서두르는 바람에 일부 불리한 조건까지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정부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일은행의 경우 부실채권 매각후 1년간은 100%, 2년째에는 일부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한데 이어 서울은행에 대해서도 보다 진전된 조건이라고는 하나 향후1년간 발생할 부실을 떠안기로 해 추가부실의 규모가 클 경우 출혈 논란이 예상 된다.

기업여신에 대한 HSBC측의 처리방향도 주목된다. 5대그룹 여신의 경우 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동등취급의 원칙을 걸어놨으나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다.

외국 선진은행의 경우 모든 기업여신에 대해 엄격히 등급을 정해 사업전망이나 경쟁력이 뒤진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여신을 회수하기 때문이다.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골칫거리다. 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소액주주 보유주식은 모두 유상 소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고용조정문제도 간단치 않다. 정부는 그동안 외국 금융기관이 제일, 서울은행을 인수할 경우 임직원과 점포의 대폭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공언한 바 있어 고용조정문제가 가시화할 경우 두 은행 노조의 강력한 저항이 우려된다.

◇HSBC 어떤 은행인가=서울은행을 인수하기로 한 영국계 HSBC는 HSBC그룹의 모태로 1865년 홍콩과 상하이에 각각 본점과 지점을 설립했다.

HSBC는 현재 세계 32개국 621개 지점 및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고 소매.기업금융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홍콩 경제 부흥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HSBC는 국내에도 지난 82년 부산에 HSBC 지점이 진출한 것을 필두로 현재는 서울 광화문.삼성지점 등 모두 3개의 점포망에서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소매금융도 본격 취급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HSBC는 98년 6월말 현재 총자산이 233조원에 달하고 있다.

한편 HSBC를 모태로 하는 HSBC 그룹은 지난 97년말 기준 자기자본 순위 세계 제1위로 세계 81개국 5천500여개의 지점 및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금융분야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본부는 런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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