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까지가 힘을 앞세운 외교의 상징이 함대를 앞세운 소위 전함외교였다면 이제는 특수부대외교로 힘의 외교 모양이 바뀌고 있다.
분쟁지역이면 나타나는 미국의 그린베레는 이미 미국 힘의 상징이 돼 버렸고 76년 세계를 놀라게한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벌인 엔테베 작전은 가장 성공적인 분쟁 해결사례다. 핵의등장으로 전면전이 사실상 불가능 해진 상황에서는 이같은 틈새 전투력이 오히려 효과적인 분쟁해결수단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쿠르드민족 지도자 납치사건에 등장한 것도 예외없이 머룬(밤색)베레라는 터키의 특수부대였다. '보이지 않는 전사'라는 별명을 가진 이부대는 이외도 97년 오잘란의 오른팔인 사키트장군을 체포하는 전과를 올렸었다.
현대라는 고도의 문명사회에서 오히려 힘의 위세는 더욱 기승을 부리니 역사의 아이러니는 어디까지 갈지 모를 일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이뿐이 아니다.
2천500만이라는 엄청난 민족이 4000년간 국가 없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 이 쿠르드문제도 사실은이를 해결해 주기 위한 미국의 이상주의자 윌슨 대통령의 민족 자결주의 원칙이 빚어낸 비극이기도 하다.
세계제1차대전이 끝나고 윌슨은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蕙 유럽등 여러나라에 소수민족 국가를세워주기로 했다. 그래서 오스만투르크를 상대로 싸워준 대가로 쿠르드족은 이조약에서 독립을약속 받았다.
그러나 터키의 영웅인 케말파샤의 항의로 로잔조약에서 이약속이 파기되는 기구한 운명을 맞은것이다. 독립을 약속한 강대국의 배신도 있었다. 민족자결의 명분으로 다른 민족을 억압한 것이다.
이번에 체포된 오잘란은 미국등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지명된 인물이다. 그런데 국제적 관심은 공정한 재판에 쏠리고 있다. 그리고 쿠르드독립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또한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