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가려서 터집니다

입력 1999-02-13 14:14:00

'이동전화 앞으로는 장소를 가려서 터집니다'

이동전화나 무선호출기의 착.발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기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됐다. 주역은계명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벤처기업 '다이나믹 월드'.

이 제품은 출력에 따라 설치지역에서 반경 10~30m 내에 있는 이동전화에 주파수 간섭을 일으켜아예 사용불능으로 만드는 방식. 각 기기의 주파수 대역에 맞춰 작용하기 때문에 다른 전자기기의 오작동을 일으킬 우려도 거의 없다. 100평 극장의 경우 2, 3대만 설치하면 극장 내 모든 이동통신 기기를 잠재울 수 있다.

'이동전화 공해방지기'는 이스라엘,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개발됐지만 경쟁력 면에서는 압도적이다. 다른 제품의 경우 크기가 20cm를 넘지만 다이나믹 월드 제품은 가로 2.4cm, 세로 6cm로성냥갑 정도에 불과하다. 가격도 30만원 정도에 보급이 가능해 수백만원대 외제품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당초 이 제품은 이동전화의 군용통신 방해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군용으로 개발됐다. 일본에서는 우정성이 앞장서 상당수 극장이나 공연장, 병원 등에 이미 보급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이동전화 사용자가 1천50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사용예절 면에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흠이라면 지금까지 공공장소에서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꾸거나 사용을 자제해온 일부 사용자들도'비문화인'으로 몰려 사용이 금지된다는 것. 그러나 국회가 운전중이나 공공장소에서 이동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휴대통신기기 사용 제한법' 제정을 추진중이어서 '권리침해' 논란은 없을 것으로보인다.

다이나믹 월드측은 시제품을 생산해 13일 오전 대구 동산병원에서 현장실험까지 거쳤다. 생산자금 마련을 위해 창업보육센터와 함께 정부, 창업투자회사 등과 접촉중이어서 이르면 2, 3개월 후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회사 안태영대표는 "이동전화 보급은 늘어나는 반면 사용문화는 역행하고 있어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며 "수출까지 예상해 디자인과 성능보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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