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걸어 잠근 YS

'상도동'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특히'동교동'인사들에게는 출입이 철저히 금지돼 있다.11일 신임 인사차 전직대통령을 방문하려던 김정길(金正吉)청와대정무수석도 상도동에 들어가지못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만날 일이 없다"며 거절했다.

대신 상도동은 여권,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향해 국정운영 미숙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포문은 열어놓은 채 공격시기만을 조절하고 있다.

또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김전대통령을 향해'주막집 강아지'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여권과전전대통령측의 유착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흥분했다. 상도동측은"전직대통령으로서 현정권의 독선과 독주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는 것"이라며"추징금 수천억원을 내야 하는 사람들이 여권에 잘보이려고 하는 행위"라고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비난했다. 상도동으로선 전.현직대통령 모두를상대로 고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같은 상도동의 동교동에 대한 불신감의 배경에는 현정권 출범이후의 상도동에 대한 무시와 매도분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또 현철씨의 사면복권 불발도 자극제가 됐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경제청문회 증인출석과 증언을 둘러싼 여당의 태도는 김전대통령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는 것이 상도동인사들의 전언이다.

또 김전대통령은 사실상 자신이 김대통령 당선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믿고 있고 동시에 이회창한나라당총재를 향해서는 자신의 탈당을 종용하는 등 여당후보 프리미엄을 제발로 걷어찼다며 기회있을 때마다 한탄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의 상도동과 동교동의 화해는 국민회의와 한나라당 간의 신뢰회복 만큼이나어려워 보인다. 여권핵심부는 김대통령의 분신인 권노갑(權魯甲)전의원을 밀사로 파견하는 것을검토하고 있으나 아이디어에 그칠 공산이 크다.

김전대통령이 했다는"DJ를 상대할 사람이 나밖에 더 있느냐"는 말 한마디는 이를 잘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