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 대구시장은 11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염색조합 정기총회에서 특유의 '핏대'를 세웠다.
여느 때와 달리 매우 강경한 어조로 지역 섬유단체장들을 비판한 것. 문시장은 "밀라노 프로젝트실패때는 모든 책임이 대구 섬유업계로 돌아간다는 점을 잊지말라"고 경고했다.문시장은 "지역 섬유기업과 섬유관련 조합 및 단체가 바뀌어야 한다"며 "밀라노 프로젝트에 섬유업계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대구시도 손을 떼겠다"고 말했다.
문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지역 섬유단체 및 조합의 단결을 촉구하면서 업계가 대구시를 받쳐주지않을 경우 밀라노 프로젝트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세번이나 밝혔다.
문시장은 또 "제직과 염색이 서로 협조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거짓인 줄 알고 있다"면서 업계의산자부 로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문시장은 이와 관련 "산자부 담당국장에게 지역 업계관계자들을 개별접촉할 경우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문시장은 특히 "물러날 분은 과감히 물러나야 한다"면서 "공무원들도 40년생 이상은 모두 명예퇴직하고 있다"며 세대교체론을 다시 들고나왔다.
이어 "대구 섬유가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만큼 업계 원로 및 지도층은 깊이 생각하라"면서 기존 섬유단체장의 퇴진을 강력 권고했다. 여기에 덧붙여 "흙탕물에 손을 더럽히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전체업계 발전에 미온적인 중견 섬유인들을 비판하고 "이젠전조합원이 관심을 갖고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염색조합 정기총회에는 권성기 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과 박용관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을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섬유관련 단체장이 참석했다. 문시장의 이날 발언과 관련 일부 단체장은 "시장이 섬유단체장을 임명하겠다는 것이냐" "잔치집 축사로는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 섬유관련 인사들은 "시장의 발언이 지나치게 과격한 감이없지 않으나 업계도 반성할 점이 많다"고 자성론을 폈다.
문시장의 업계 비판배경은 무엇일까. 문시장은 지난 1월 18일 알력을 빚고있는 제직.염색업계 대표들을 불러 단합을 촉구했다. 하지만 문시장의 표현대로 '백약이 무효'였다. 그뒤로도 시장주재공식회의석상에서 업계대표들은 원색적으로 다퉜다.
문시장은 지난해 연말 밀라노를 다녀온 뒤 섬유단체장 세대교체론을 부쩍 강조해왔다. 그러나 10일 열린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장으로 하영태 이사장이 재추대되자, 업계에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조주현 대구시 섬유공업과장도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문제조차 자율규제 못하는데다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키는 조합과 섬유단체에 대한 불만"이라며 이를 뒷받침 했다.
대구시는 밀라노 프로젝트와 관련 산자부 등 중앙정부와의 관계설정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섬유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밀라노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쥐려하나 산자부의 입장은확고하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5개 사업외에 산자부 주관사업은 관여해야 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시장의이날 발언은 업계와 산자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자, 돌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하지만 문시장의 리더십 부족과 밀라노 프로젝트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전략부재를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업계를 닥달만 했지 업계의 의견을 경청, 수렴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자부와의 관계도 협조체제 구축을 통한 밀라노 사업성공보다는 주도권 다툼으로 비쳤다는주장이다.
문시장의 이날 발언으로 오는 23일 정기총회를 앞둔 견직물조합은 난기류에 휩싸였다. 그러나 차기 이사장으로 재추대된 하이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시장의 불만표출은 견직물조합보다는 시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는 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선출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도 협회장 선출때 문시장의 눈치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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