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무역 그룹의 백욱기(80) 명예회장은 대구 섬유업계의 대부이자 산증인이다.동국무역을 세계제일의 폴리에스테르 직물 수출회사로 만들었고 많은 동국무역 출신의 직원들이독립, 대구 섬유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섬유수출 전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동국무역 출신이다. 이때문에 동국무역은 '동국사관학교'라고 불리고 백 명예회장의 퇴진은 대구 섬유산업 역사에 한획을 긋는 의미를 갖는다.
백 명예회장은 일제말기 서문시장 부근에서 비단가게 '백윤기상회'(윤기는 백명예회장의 아명)를열어 섬유와 인연을 맺었다.
해방후 목제직기 20대로 평화직물 공장을 설립했으나 6·25전쟁 발발로 문을 닫았다. 이후 서문시장에서 '평화상회'란 이름으로 포목도매상을 했다.
백명예회장은 포목도매상으로 재력을 쌓은 뒤 54년 동국무역그룹의 모태가 된 아주섬유공장(동국직물)을 세운다. 65년 동국무역을 설립, 수출에도 나섰다. 이어 76년에는 동국방직, 82년에는 동국합섬을 설립, 원사부터 제직·염색에 이르는 일괄 생산체제를 갖추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이후 섬유수출 호황기가 지나면서 동국무역 그룹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만·인도네시아 등 섬유후발국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대량 생산체제가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더욱이 원사와 직물수출만으로는 덩치가 커진 동국무역 그룹을 유지하는 것도 벅찼다. 동국무역그룹의 워크아웃 추진도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다 지난해부터 원사값이 폭락하고 직물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백명예회장은 지난해 7월 갑을그룹이 함께 워크아웃 신청을 하자고 제의했을 때 거절했다. 경영권을 놓지않기 위해서였다. 대신 동국합섬 제2공장(스판덱스 사업부문)을 미국 듀폰사에 매각하려고 했다.
하지만 듀폰이 매각대금을 지나치게 깎자 지난해 10월 워크아웃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백명예회장은 동국무역 그룹의 워크아웃 추진을 계기로 퇴진하게 됐다. 둘째 동생인 백영기 그룹회장의 동반퇴진도 점쳐진다. 동국무역의 경영권 향배와 함께 동국무역의 진로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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