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증-아랫배·생식기에 통증

입력 1999-02-09 14:02:00

소변 보기 힘들 정도로 아랫배나 생식기가 아픈 남성이라면 한번쯤 성병이 아닐까 의심해보기 마련.

한방에서 산증(疝症)으로 부르는 이 질환은 그러나 병명을 들어본 환자들이 많지 않듯, 결코 흔한질환은 아니다. 산증이란 한방 고유의 질병 개념으로 생식기와 아랫배가 당기면서 아픈 것을 말한다. 심해지면 고환, 부고환, 음낭까지 붓고 참을 수 없을만큼 심한 통증이 온다. 방치하면 점점증세가 심해지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한방에서 보는 산증의 원인은 차고 축축한 기운이 우리 몸에 침입했거나 원기가 허약한 상태에서무리를 했을 때, 과도한 성생활과 과로로 인해 오장육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기(氣)와 피의흐름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

임익섭 현대한방병원(053-655-1075) 부원장의 도움말로 산증의 증상,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증상=아랫배와 생식기가 대소변을 보기 곤란할 정도로 몹시 아프다. 간혹 통증이 아랫배에서가슴까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이를 통산(痛疝)이라 부르는데, 말 그대로 통증이 매우 심한 것을 뜻한다. 또 음낭이 차면서 돌처럼 단단하게 뭉치고 음경이 발기하지 않거나 고환이 당기면서아픈 경우도 있는데 이는 차고 습한 곳에 오래 머물렀거나 성생활을 심하게 한 때문으로 한산(寒疝)이라고 부른다.

▲치료=산증이 있을 땐 기혈 순환이 잘 되게 하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야 하며 꽉끼는 의복이나비위생적 생활을 피해야 한다. 산증 자체가 찬 기운이나 축축한 기운이 뭉쳐져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므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과 신체 하부의 보온과 청결이 중요하다. 약물로는 기혈 순환을 돕고 몸을 보온해주는 약재가 주로 사용된다. 가끔 성병 등을 의심하여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

▲예방=간단히 할 수 있는 체조법으로 양다리를 쭉 펴고 앉아 두손으로 엄지발가락을 힘껏 잡아당기면서 머리를 숙이고 다섯번 정도 심호흡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뱃속의 기를 끌어올려온몸으로 돌게 해주는 효과를 준다.

각종 스트레스, 과로, 지나친 신체노출 등으로 인해 현대인에게 산증이 생길 소지가 많으므로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하고 지나친 성생활을 삼가하며 기름지거나 찬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그러나 이같은 방법으로는 완전한 치료나 예방에 미흡할 수 있으므로 산증이 있을 경우엔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원인과 체질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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