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잘 모여서 살을 섞는다.
창문을 열자
재빠르게 몇 줄의
햇살은
백합과 크로바의
잎 사이로 들어가서
숨어버리고 보이질 않는다.
방 안의 푸른 잎들은
당분간은 잠에 취할 것이고,
산꼭지에 버티고 있는
키 작은 나무들은 더욱
참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오늘은 소한
대구의 눈발은 참 인색하다.
겨울 가뭄이 길어서
오고있는 계절이 주춤 주춤거린다.
('글사랑' 99년2월호)
△25년 경북 경주 출생 △'현대문학' 시 등단 △시집 '바람아, 문둥아' '잡초기' 제비풀들이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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