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선물, 속 뜻도 함께 드려요

입력 1999-02-08 14:42:00

"난(蘭), 알고 선물합시다"

난을 주문하는 상당수 시민들은 값에만 관심을 보일 뿐 난의 이름이나 그 속에 담긴 뜻을 굳이알려고 하지 않는다.

설과 입학철을 전후해 동양란 중 보세(報歲)류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세월에 보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겨울 100일동안 꽃대를 세우며 독특한 향을 내는 보세란에서 보살펴준 이의 은혜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추운 계절에 꽃을 피우는 한란(寒蘭)도 적지 않은 수요를 갖고 있다.

꽃이 크고 화려한 심비디움, 호접란 등 양란도 겨울에 많이 나간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로 그곳에선 사계절 모두 꽃을 피우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겨울에만 꽃이 피도록 개량됐다.봄이 되면 칼처럼 쭉뻗은 춘검(春劍)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 춘란(春蘭)은 봄에 꽃을 피우고 잎의변화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여름을 대표하는 난은 소심(素心)류다. 소심류는 여름철에 희거나 연녹색 꽃을 피워 시원함과 청량감을 준다. 철골(鐵骨)소심은 여름, 가을에 꽃이 피며 잎에서 선비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 사계(四季)류는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에 관계없이 한차례 꽃망울을 터뜨린다.

사람에 따라서 난을 감상하는 초점을 잎에 두기도 하고 꽃과 향기에 두기도 한다. 애호가일수록잎 모양과 자태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다.

난 가격은 희소성에 따라 차이가 난다. 푸른 잎 테두리에 흰 띠나 노란 띠를 두른 것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호랑이 무늬를 띈 잎사귀는 더 가치가 있다.

백옥 도예란농원 대표 김종명(50)씨는 "종류에 따라 촉당 1천~8천원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한촉에1천만원짜리 자생란도 있다"며 "난을 값으로만 따질 게 아니라 담고 있는 뜻과 향을 음미하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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