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층 제상엔 올해도 수입산…

입력 1999-02-06 14:41:00

수입 의류, 손가방 하나를 몇백만원에 선뜻 사는 일부 부유층이 명절에는 국산 제수용품만 찾고,몇만원짜리 중저가 국산 옷가지 하나를 살 때도 가슴 졸이는 서민들은 수입품 위주로 차례상을차려야하는 '아이러니'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과일등 예외품목도 있긴 하지만 설을 눈앞에 두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다수 서민들은재래시장에서 값싼 수입 농수산물로 차례상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5일 칠성, 서문시장등 재래시장에서 팔리는 국산 고사리 한묶음은 6천원선. 그러나 중국산은 1천원 안팎이어서 서민들은 중국산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기도 마찬가지다. 국산 조기 한마리를 사려면 2만5천여원을 줘야 하지만 중국산은 7천여원에지나지 않는다.

일부 유통업체엔 국산참조기 한 마리가 9만원까지 해 원양산과 10배 이상 가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대구, 돔 등도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차가 3, 4배에 이르러 서민들이 선뜻 국산에 손대기가 어렵다.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버섯, 더덕 등 나물류도 비슷하다.

이같은 상황이 백화점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일부 생선을 제외하면 수입 농수산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비싸더라도 값에 개의치 않는 소비자들이 있어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다.국산 조기는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는 것이 백화점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래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나물류도 이곳에선 국산 일색이다. 한 백화점은 최근 국산 고사리를 구하지 못해 북한산을 갖다놓았다가 찾는 이가 없어 낭패를 보기도 했다.

금년 설에도 서민들의 조상은 수입 농수산물 차례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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