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은 물론 정신까지 꽁꽁 묶는 것이 족쇄다. 그때문에 족쇄는 행동을 자유롭지 못하게 할 뿐아니라 심리적 압박감과 수치심까지 자극하는 '마음의 쇠사슬'이기도 하다.
이같은 징벌의 효과를 노려 범죄자들에게 채워지고, 정신까지 묶어두기 위해 정신병자들에게도사용돼왔다.
그러나 어떤 나라도 지금은 사형수나 흉악범이 아니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 추세다. 인권유린 등극히 비인도적인 면 때문이며, 마구잡이로 '마음의 쇠사슬'까지 채우는 것은 큰 잘못임을 깨달은까닭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찰이 아직 범죄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호송하면서마구잡이로 족쇄를 채워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외화를 써가며 족쇄를 수입해 전국의 경찰이사용해왔고, 검찰도 마찬가지였다니 기도 안찬다. 이는 아직도 우리 수사기관들의 인권유린이 관행처럼 저질러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나라당 족쇄사건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미국 스미스웨슨사로부터 족쇄를 수입, 판매해온 (주)세아실업측이 97년 200개, 올해 50개 등 모두 250개를 수입해 200개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경남지역 경찰서의 경우 영국에서 구입한 것을 포함, 95년 이후 500여만원을 들여 56개를 수입해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5일 일부 경찰서의 족쇄 사용 사실을 시인했다. 그간 사용했거나 보관중인 것은 모두폐기 조치하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도 다짐했지만,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이번을 계기로 족쇄사용의 전말과 진상이 소상히 밝혀지고 관련자들에게 엄정한 책임도 물어야마땅하리라 본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인권유린의 불명예를 깨끗이 씻고, 국민의 우울한 마음의쇠사슬을 풀어주는 수사기관의 새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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