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쇠기 부익부 빈익빈

입력 1999-02-06 00:00:00

설 연휴를 일주일여 앞두고 대다수 근로자들이 상여금은 커녕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부유층을 중심으로 설연휴 해외여행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골프장 예약이 끝나는 등'설 연휴 쇠기'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구시 서구 염색공단내 ㄷ염직, ㅅ산업 등 대다수 영세업체들은 설 상여금은 엄두도 못낸채 임금 마련에도 급급한 형편이다. 자동차 부품등 기계업종이 몰려 있는 성서공단의 경우도 경기불황과 대기업 빅딜의 영향으로 상여금은 물론 체불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이많다.

일용직 근로자들은 건설경기 부진으로 일자리가 없는데다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기도 어려워 생계 마저 위협받고 있는 처지다. 건설노조 대구지부 관계자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구직을 아예 포기해 새벽 인력시장 마저 한산해진지 오래"라고 말했다.

대구지방노동청에 따르면 2월 현재 대구경북지역 5인 이상 사업체의 경우 임금체불업체는 354개소로 모두 1만3천153명의 종업원들이 임금 463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여행, 골프 등 사치성 행락으로 설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다. 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에 해외 관광객이 몰리면서 이기간 동안 동남아·일본 등지로의 관광 패키지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편 여객기는 설 연휴기간을 이용하려는 여행객들로 이미 거의 모든 좌석이 바닥나 고객을 더 이상 못 받을 정도"라고 말했다.

골프장도 모컨트리 클럽이 설 연휴기간엔 회원 부킹만 받기로 결정할 정도로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일반 예약은 어려운 상태.

ㅎ호텔 등 경주시의 특급호텔들도 설 연휴기간엔 80~90% 정도의 객실이 찰 것으로 보인다고 호텔관계자는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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