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향해…(7)-국내외 전문가들의 시각

입력 1999-02-03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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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과 '지속가능한 개발'

19세기말 산업혁명이후, 특히 2차 세계대전이후의 20세기 중반부터 오늘날까지 지구는 인간에 의해 환경의 격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화석연료를 비롯한 지구의 많은 기존 자원이 채굴·소모되고, 인간의 욕구에 의한 도시건설로 물의 흐름들이 달라졌다. 생산과 소비의 팽창으로 급격하게 불어난 자동차와 쓰레기는 대기의 화학성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지구환경의 한계 지표들이 돌출하고 있는 그 밑바탕에는 세계인구의 급격한 증가, 자원소비적인 세계 경제의 급속한 팽창, 소득분배 불균형의 심화라는 세가지 중심요소가 자리잡고 있다.특히 소득분배 불균형으로 인한 빈부의 격차는 지난 몇년동안 더욱 두드러져 현재 세계 전체소득의 85%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유층은 에너지와 원료, 제조상품을 필요이상으로 많이 사용하며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빈곤층은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지구 환경에 해악적인 형태로 벌목하고 경작하고 방목하는등 지구의 생태적 환경은 날로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 1973년 발간된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는 "지구환경의 결정인자가 한정된 지하자원에 있다"는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1970년대부터 20세기의 이상적 화학물질로 불리며 용도가 다양했던 염화불화탄화수소(CFCs)는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여겨졌던 이산화탄소의 대량방출은 지구의 온도를상승시켜 이상기후를 발생시켰다. 이후 "전 지구환경이 인간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 이미 그수용능력을 넘어섰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1992년 전세계 100여명의 국가 정상 수반들과 2만여명의 비정부단체 대표들은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를 위해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였다. 이들은 환경과 개발, 두가지 모두에 초점을 맞춰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슬로건을 표방하며 여러 행동지침에 합의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6여년이지나 새로운 21세기를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세계는 그 회의의 핵심목표였던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세계경제의 달성에는 크게 미진한 상태에 처해 있다.

세계 인구는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인구를 합한 것보다 많은 약 4억5천여만명이 늘어나 21세기의문턱에서 60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인구증가는 많은 환경문제와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후진국과 일부 개발도상국들의 빠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의 13억 인구는 자신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빈곤상태에 처해있다.

또한 90년대 들어서 각국의 무역장벽이 하나, 둘 없어지고 전력·전기통신, 철도 및 도로 등을 포함한 기간산업들이 민영화돼 모든 산업부문에 걸쳐 민간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이에 따라 기업 이윤의 극대화 추구로 인간욕구와 소비가 확대되고 이런 소비시장의 증대는 빠른 속도로 지구자원의 한계와 환경오염문제를 한꺼번에 노출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세계 각국의 대처는 불행하게도 극히 부실한 형편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들이 세계를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기반위에 올려놓기 위한 정책개혁을 시작하지 않고 있거나,이행하고 있더라도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적 측면에서 아주 미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북유럽의경우 에너지와 원료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제어 수단으로 탄소세를 비롯한 환경세 부과 등을실시하고 있는 곳은 단 몇나라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무분별한 삼림 벌채를 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 등이 여전히 기후변화협약(COP)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일부 기후변화협약, 오존층 보호협약 등 특정한 지구 환경문제에 대해 상당한 논의와 진전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아직도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는 리우회담의 가장 큰 성과이자 환경문제 재인식의 발상인 '환경관련 문제를 경제정책에 통합'시키고자 했던 지속가능한 개발의 본질적 의도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이란 기술의 선택과 에너지의 이용, 그리고 경제활동의 생산방식에 있어 미래 지향적인 지구 환경 유지와 개발의 공존에 입각한 결정을 요구한다.

그 방법에 있어서 지속적인 개발이라는 것은 첫째, 환경의 재생능력이나 정화능력을 각 지역뿐만아니라 전세계적 규모로 유지시키고 둘째, 환경 이용에 대한 미래 세대의 권리를 전제로 체계를확립하며 셋째, 개도국의 절대적 빈곤을 해소시키고 세계의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는 목표와 구체적인 행동지침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지구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기본적 요소들은 비교적 단순하다. 기후 안정성의 회복, 성층권 오존층의 보호, 삼림지대의 복구, 토양의 안정화, 생물다양성의 보호,그리고 출생과 사망의 전통적인 균형 회복 등이 이에 포함된다.

환경악화와 경제 쇠퇴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21세기 미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의 재구성, 출산행위의 변화 등 인간 가치관과 생활양식의 극적인 변화가요구된다.

경제적인 안전을 더욱 도모하고 생활방식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끄는 동시에 인간적인 조건들을전세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극적인 변화라는 것은 지구환경체계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보전할 필요성을 가진 새로운 혁명, 바로 '환경혁명'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다가오는 21세기에 절대 필요충분조건인 지속가능한 개발로의 환경혁명이 성공한다면 이 시도는바로 인류사의 커다란 변혁으로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견줄만한 일이 될 것이다. 환경혁명은 농업혁명이 단지 엄청난 세계 인구의 증가를 유발시킨데 반해 자연과 인간의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구의 크기를 안정시킴으로써 성공적인 것이 될 수 있다. 화석연료의 폭발적인 수요를 증가시켰던 산업혁명과는 달리 환경혁명으로 화석연료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것이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은 각각 영농의 시작으로, 석탄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증기기관의 발명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으로부터 비롯됐다.

우리 인류가 현재 지향하는 환경혁명도 새로운 기술이 이용될 것이고 인간 가치관의 새로운 변화와 함께 자연계와 더불어 사는 새로운 경제를 재구성함으로써 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농업혁명이 1만년전에 시작됐고 산업혁명이 지난 2세기에 걸쳐 진행돼온데 반해 환경혁명은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전제아래 맹렬한 기세로 단 수십년 안에 이루어지는, 그야말로 '성공적인혁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약력

△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 한국과학기술원 공학박사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 영남대 화학공학 및 공업화학부 교수

△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 저서

△ 자치시대의 지역환경

△ 논문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한 대책과 방향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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