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조례안 부결 안팎

입력 1999-02-02 00:00:00

대구시의회가 진통을 거듭한 끝에 대구시가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했던 제2의 건국추진위원회 조례안을 부결시킴으로서 당분간 의회와 집행부간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때문에 전국 248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중 대구시만 유일하게 임의단체 형식으로 제2건국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문희갑시장의 체면이 구겨지게 됐다.

시의회는 지난해 정기회때 제2건국관련 8천900만원의 예산 전액삭감과 조례안의 상임위원회 유보처리이후 한나라당의 당론과 지역민심의 반대명분을 내세우며 대구시의 끈질긴 요청을 일언지하에 묵살해 왔었다. 시의회는 또 새해들어서도 제2건국 한마음다짐대회(2월3일)가 열리는 바로 다음날인 2월4일부터 제77회임시회를 열기로 하는 등 대구시를 안달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의회의 단호한 입장은 지난달 27일 부산시의회에 이어 같은달 29일 경남도의회까지 상임위통과 조례안을 수정해 본회의서 통과시키자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성수(李聖秀)의장은 결국 임시회소집을 앞당기게 된 것.

물론 이기간중 문시장은 '자존심'을 접어두고 운영위원 및 상임위원장들을 포함한 확대의장단들과 잇따라 저녁식사모임을 갖고 의원설득과 함께 협조를 구했고 집행부간부들도 맨투맨 형식으로의원들을 집중접촉했다.

당초예정 임시회 일정을 취소하고 이번 임시회를 조기에 소집하는 과정에서 이의장은 문시장의임시회(1월28~30일)앞당김 요청을 '용감하게'거절했던 나흘전의 결정을 스스로 번복해 버려 의원들과 집행부 양측으로 부터 쏟아진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표결에서 시의원들은 지난달30일 내무위원회에서 공무원 및 시의원의 참여를 배제하고 위원수를 대폭 축소한 수정조례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으로 통과시킨 제2건국조례안을 다시 본회의에서부결시켜 버렸다.

최종 조례안 가부에 대한 표결에서 오남수·손병윤·이수가·이진호·정태성·조판상·류병노의원 등 7명은 찬성을,백명희·류승백·김창은·김석환·강성호·장화식·하종호·최종백·정태일·이상기의원 등 10명은 반대, 나머지9명(의장포함)은 기권처리됐다.

특히 이날 표결에서 찬반토론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문시장이 출석 15분만인 오후2시15분쯤 퇴장,오후2시30분부터 삼성금융프라자에서 열릴 예정인 제2건국 추진위원회 창립총회에 참석하자의원들이 "의회무시행위"라며 반발,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하종호의원에 이어 반대토론에 나선 장회식의원은 문시장 퇴장뒤 "대구시는 (의회표결이 끝나기도 전에) 건국위 창립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흥분했다.

〈鄭仁烈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