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극상 몰기보다 변혁 쓴약 삼아야 대전 이종기 변호사 사건에서부터 심재륜 대구고검장의 폭탄발언에 이르기까지 법조계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럴 줄 알았다' '오래 된 법조계의 고질병 아니냐'는 시민들의 탄식은 오히려 허탈감을 줄 정도다. 시민들은 심 고검장이 제기한 검찰 수뇌부의 문제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는 한편 법조계 전반에 만연한 비리 문제 수사도 중단없이 계속, 근본적으로 뿌리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영진(41) 대구참여연대 집행위원장=심 고검장의 돌출행동은 이종기 변호사 비리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의 불만, 또는 '권력의 시녀'라는 외부의 비판을 받아온 검찰 수뇌부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선발과정부터 퇴직 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검찰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고 해결방법을찾아낼 좋은 기회다.
그동안 법조계는 국민에 대한 서비스 기관이라기 보다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 그러나 최고권력에는 충성하는 이상한 조직으로 인식돼 왔다. 검찰을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절실하다. 심고검장이 이번에 '억울하다' '정치권은 봐주면서 나만 건드린다'는 식의 불만을 표출한 것은 법조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민영창(43)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심 고검장이 던진 '폭탄'으로 우리나라 검찰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동안 검찰이 정치권.경제인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눈치'를 봐왔다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이지만 검찰 스스로 이런 파문을 일으킨 것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이종기변호사 사건으로 자신에게 불똥이 튄 심 고검장이 이에 항의하기 위해 검찰수뇌부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식의 행동은 환영받을 일이 못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추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조계 전반에 만연한비리 문제는 상하위 법조인을 막론하고 계속 뿌리뽑아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다.
○…나태영(41) 변호사=검찰의 독립성이 확립되지 않은 채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왔던 그동안의 '업보'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사회에는 '공'은 인정하지 않은 채 '과'만 들춰내는 분위기가 만연되고 있다. 여하튼이번 파문을 계기로 검찰을 비롯한 모든 법조계가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국민앞에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이진욱(28) 경북대 공대 대학원 석사과정=사건 수임과 관련 현직 판.검사와 변호사의 유착관계가 드러난 것은 법과 양심이 실종된 우리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또다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졌고 이에대한 반작용으로 하급자가 상급자를 규탄하는 검찰조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검찰이 이번 사태를 하극상이라는 단순구도로 몰고가는 비이성을 버리고 본질을 파헤치는 자세를 보여야 사회의 변혁을 선도하는 지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모(48)씨 경찰공무원. 계급 경사=어떤 이유에서든 현직 검사가 비리에 연루됐다면 지휘 책임을 검찰 지도부에 물어야 한다. 법을 일선에서 집행하는 경찰조직도 부하직원이 잘못하면 당연히 상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왔다.
이런 점에서 검찰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죄를 짓고도 국회가 열려있다며 수사기관의 소환에불응하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이번 기회에 사실상 치외법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 법망을 피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법에 빠져나갈 구멍이 많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법은 만인앞에 평등하다는 본연의 진리를 회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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