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허리 자르는 도로 개설

입력 1999-01-26 00:00:00

대구시 달성군과 경북 경산시가 주민들의 통행 편의를 이유로 비슬산 자락을 가로지르는 임도(林道)를 차량 통행용 도로로 추진하고 있어 산림 및 생태계 파괴 논란을 사고 있다.환경전문가들은 "비슬산은 대구 지역에 마지막 남은 생태 보전 지역"이라며 "자치단체들이 산림보호 목적의 임도를 차량통과 도로로 만들면 생태계 파괴, 산불및 병충해 확산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 달성군은 5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유가면 양리 유가사 부근에서 옥포면 김흥리를 연결하는 폭 3, 4m, 길이 5㎞의 차량통행 임도를 개설키로 하고 다음달 설계를 마친 뒤 곧바로 착공, 연내에 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달성군은 또 가창면 상원리에서 병풍산과 동학산을 가로질러 경산 남천면을 잇는 길이 8.5㎞의임도를 내기로 경산시와 합의했으며, 장기적으로 달성군 가창면 정대에서 달성군 옥포면 김흥리를 연결하는 7㎞ 임도 개설을 추진중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임도가 개설되면 현풍.유가~옥포간및 경산 남천에서 가창을 거쳐 옥포로 이어지는 연계 도로망 구실을 하게돼 주민들의 통행이 휠씬 편리해진다"며 "경사도가 심한 곳엔 우선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예산을 확보하는대로 전 구간을 포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대해 영남자연생태보존회 관계자는 "규정상 폭 3m의 임도보다 넓은 도로를 낼 경우 산림이무차별적으로 잘려나가고, 임도에 콘크리트 포장까지 하면 생태계 복원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것"이라고 주장했다.

계명대 김종원 교수(42)는 "임도가 산림 경영의 경제적 개념으로 도입됐으나 대도시 주변 산에있어서는 자연보존이라는 차원에서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며 "사전 생태계 조사도 없이 추진되는임도는 결국 250만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빼앗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전문가들은 대도시 주변 산은 도시에서 밀려난 생물들의 피난처라고 지적, 임도를 개설하면주변 50~100m 지역의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보고가 있다는 주장이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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