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어장 경비정.헬기만 분주

입력 1999-01-26 00:00:00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우리 어선의 조업이 금지된지 4일째인 25일 오전 10시30분 일본 쓰시마(對馬)섬 북단 서쪽 15마일 해상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었다.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KA-32C 964호 헬기(기장 도경환 경위)가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해양경찰청정비창을 떠나 15분만에 도착한 이곳은 일본측 EEZ 2마일 밖으로 조업지를 찾아 헤매는 우리어선 2척이 처음 눈에 띄었다.

짙은 해무가 낀 해상에는 부산 해양경찰서 소속 300t급 구난함 300함과 어업지도선 무궁화 205호가 분주히 오가며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으나 일본 순시선은 보이지 않았고 우리 어선이 모두 철수한 탓인지 평온함마저 들었다.

헬기가 일본측 EEZ쪽으로 접근하려 했으나 "방공식별구역을 넘지말라"는 일본측 경고에 일정거리를 유지한 채 북쪽으로 35마일을 1시간 가량 왕복 운항하는 동안 하루 아침에 어장을 잃은 우리어선 6척을 목격한 것이 전부였다.

단지 헬기와 쓰시마섬 북동쪽 25마일 해상에서 경비중인 부산 해경소속 3천t급 구난함 3001함과의 무선통화에서 우리측 오징어채낚기 어선 13척이 일본 EEZ 밖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확인됐다.

예전같으면 200~300척의 우리어선이 일본 EEZ 안에서 조업을 하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어장밖으로 쫓겨난 것이다.

이날 일본 EEZ 경계 해역에서 부산 해경 경비정 6척과 어업지도선 10척이 우리어선의 침범과 나포를 막기위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순시선은 우리 어선이 모두 철수했기 때문인지 3척만이 일본의 EEZ내에서 감시의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헬기에 탑승한 부산해경 이광진(28.경위)경비계장은 "일본측 EEZ을 침범한 혐의로 우리어선4척이 나포된 이후 일본측 해역에서 우리어선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어민들의 시름만 깊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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