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고뇌, 중년의 방황, 실업, 질병 등 현대인들의 상처를 모티브로한 소설이 잇따라 출간됐다.
마흔살 세대 남자의 상처를 탐구한 임동헌씨의 장편 '앨범'(전2권, 늘푸른소나무 펴냄), 중견작가김영현씨의 세태풍자소설 '날아라, 이 풍진 세상'(한겨레신문사 펴냄), 현대인들의 방황심리를 대변하는 임동준씨의 '뒷모습'(늘푸른소나무 펴냄) 등.
'앨범'은 한 중년남자가 열두살에서 마흔살에 이르는 동안 겪어야 했던 상처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때문에 고향을 떠나 갖게된 상실감, 중학교때 짝사랑하던이를 떠나보낸 기억, 회사원으로 승승장구하던 형이 자장면집 주인으로 전락한데 대한 연민, 외환딜러에서 퇴출당한 '나'의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 등을 그렸다.
특히 10월유신과 10.26, 12.12, 광주항쟁 등 마흔살 세대가 군사문화 시절 움츠리고 살아온 단면을세밀한 필치로 묘사했다. 충남 서산 출신인 저자는 85년 '월간문학' 신인상 '묘약을 지으며'로 등단했으며, 장편 '민통선 사람들' '행복한 이방인' 등을 냈다. '뒷모습'을 출간한 임동준씨와는 형제사이.
'날아라, 이 풍진세상'은 신도시 아파트 상가를 배경으로 IMF체제 이후 우리 삶을 변화시킨 크고작은 문제들을 생동감있게 보여준다. 슈퍼. 대형할인점.미 장원. 치킨집. 피아노학원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일화들속에 실업문제, 팍팍한 일상, 젊은이들의 고뇌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두 주인공 억만과 계숙은 방황과 고뇌의 중심에 선 우리 청춘들의 전형. 억만은 삶의 정체성을잃고 죽음이라는 극단을 선택하는 허무주의자이고, 계숙은 비정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않는건강한 젊은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경남 창녕 출신인 저자는 84년 '창비신작소설집'에 단편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로 등단해, 소설집 '해남가는길'과 장편 '풋사랑', 시집 '겨울바다' '남해엽서' 등을 냈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방식을 탐구한 '뒷모습'은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 전업작가로 나선 임동준씨의 첫 장편. 주변의 불우한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을 다시 세상에 내보내는 강인한 힘을 지닌 한 여자를 이야기의 줄기로 삼았다.
이 여자는 결핵으로 죽어가던 한 남자를 세상에 내보내 검사가 되게 했고, 정신장애자인 오빠가가수로서 입신할 수 있도록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모습은 철저히 감춘다. 정신적 공황에빠진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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