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눈가림식 구조조정

입력 1999-01-21 15:28:00

구조조정. 월급쟁이들은 말만 들어도 섬뜩하다. 구조조정의 근본 목적은 경쟁력 강화와 투명경영이다. 그런데도 인력 감축만이 구조조정인양 일반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물론 인력 감축도 구조조정의 한 방편임은 분명하지만, 사람 숫자 줄이는 것이 구조조정의 본질인양 왜곡된 일이 없지않은 것이다.

산업.금융 전반의 구조조정 회오리속에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공직자들도 편안하게 있을 수없었다. IMF이후 뒤늦게 찬바람을 맞게 된 공직사회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국.과(局.課)가 폐지되니 갈곳이 없고 이눈치 저눈치 보면서 대기인력으로 남아있자니 그렇고 해서 제발로 그만 둔 공무원도 없지 않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광역지자체들이 평균 12%정도의 인력감축을 했다고 국민들에게 알렸다. 고통분담, 고통동참을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들여다 보니말만 인력감축이었지 정년 퇴직등 자연감소를 기다리는 형국(形局)이다.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따라 지자체들이 2000년말까지 퇴출을 유보한 것이다.

따라서 잉여인력들은 신설 부서에 재배치됐거나 보직을 받지 못한 경우도 일부 수당을 제외한월급은 계속 지급받고 있는 것이 裏 이럴바엔 처음부터 고통분담이니 뭐니하면서 국민들에게 요란을 떨지 않아야 한다.

이런식의 구조조정은 차라리 안하는게 나았다는 비판이 공직사회 일각에서도 나오고 있다. 사기(士氣)와 사명감만 위축시킨 결과를 빚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의회의 제동으로 인력감축을 단행못한 예도 있지만, 상부의 지시에 짜맞추기식으로 인력조정을 한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직자중에도 분명히 '퇴출'돼야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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