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가 환란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2차례의 기관보고를 거치는 동안 몇가지 주목할 만한 내용들이 튀어나오고 있다.감사원이 환란특위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강경식(姜慶植)전부총리가 외환시장불안을 고의로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한국은행의 이해하기 힘든 외환관리 실상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부터 시작될 증인 및 참고인 신문 과정에서는 이같은 의문점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짐으로써 환란의 재발 방지라는 청문회의 근본 취지를 살려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외환시장 불안 고의 유도
구 재경원 외화자금과 소속 김모 사무관이 작성한 '외환일지'는 강경식 전부총리가 IMF 구제금융 신청 직전 외환시장 불안을 고의로 유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97년 11월17일자로 작성된 이 외환일지는 당시 환율 급등의 이유를 '금융개혁과 관련해 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켜 정치권을 압박하려는 강전부총리 등의 생각 때문'이라고 적시했다.강전부총리가 금융개혁법안의 처리를 둘러싼 당시 정치권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했다는 얘기가 된다.
선뜻 믿겨지지 않는 내용이지만, 강전부총리의 지시에 따라 환율정책을 수행했던 실무 책임자가이런 인식을 했다는 점에서 반드시 사실여부가 확인돼야 할 대목이다.
▲IMF 자금 소요 규모
전철환(全哲煥)한은총재는 답변을 통해 한은이 추산한 IMF자금 소요규모는 650억~800억달러라고밝혔다.
97년 12월이후 98년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대외채무 상환과 경상수입 결제대금, 적정 외환보유고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산출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반면 이경식(李經植)전한은총재가 97년 11월16일 캉드쉬 IMF총재에게 요청한 자금지원 규모는300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당시 단기간에 유출가능한 외화규모를 370억달러로 추산, 이전총재가 300억달러를 제시한 것이며 97년 11월15일 현재 외환보유액은 174억달러라고 설명하고 있다.한은의 이같은 설명은 당시 외환수급이 IMF구제금융 신청 훨씬 이전부터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했음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조기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소재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 보유 외환 지속 매각
한은이 환란특위에 제출한 '97년중 일별 외환시장 개입 내역'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97년 1년간총 260억달러의 보유외환을 매각해 외환보유고를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은 특히 재경원의 지시에 따라 본격적인 시장개입에 나선 97년 10월 이전에도 4, 5, 6월 3개월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보유외환을 내다 팔았다.
이같은 사실은 인위적인 시장개입에 반대해 왔다는 한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한은의 외환관리 능력에 대한 검증작업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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