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JP 자민련 속앓이

입력 1999-01-20 15:14:00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에 혼선이 생기고 있다.

청와대측으로 부터 내각제에 반하는 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자민련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9일 내각제 공세를 강화하던 자민련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데도 이같은 속사정이 작용했다. 자민련쪽은 청와대의 내각제 연기론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내각제 헌법요강을 발표키로 하는 등역공을 위한 준비를 단단히 했었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전날"내각제 헌법요강을 박태준총재에게 보고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국민회의에 내각제 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의하겠다"는 뜻을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민련의 결연한 모습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지침을 내려야 될 김총리로부터일언반구도 없는 것이다. 갑자기 자민련 내부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러다가 우리만 오리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발표하기로 한 내각제 헌법요강도별다른 설명없이 이달말쯤으로 공개일자가 변경됐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부총재도"언행의 출납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상황이 이쯤되자 당내에서도 김총리에게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나 국민회의측의 내각제 연기 밀약설과 합당론 등이 JP와 이미 사전교감을 거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최근청와대의 잇단 약속파기 발언에도 JP가 일언반구조차 않는 것은 내각제에 대한 의지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지난 5일 청와대 회동이후 JP가 표정관리를 너무 못하고 있다"며"전쟁을 앞둔 장수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당내에서는"당이 너무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있다.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이 지난 18일 이강래(李康來)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것이나 이튿날김총리를 방문한 것도 다 이같은 이유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JP가 침묵을 깨지않는 한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는 시간이 갈수록 무뎌질 수 밖에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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