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장외투쟁 속뜻은

입력 1999-01-18 14:59:00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의 깃발을 치켜들었다. 한나라당은 17일 국회의원 40여명 등 7백여명이 참석한 북한산등반대회를 가진데 이어 18일에는 '전국 투어'의 첫 단계로 경기도 수원에서 '안기부불법정치사찰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도 한나라당은 소속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역 원외위원장 그리고 중앙당 사무처직원 등에게 동원령을 내렸고 식후에도 수원시내 일원에서 정치사찰을 폭로하는 내용의 특별당보배포활동을 벌였다.

이날 경제청문회가 시작됐음에도 한나라당이 장외로 나간 까닭은 수세로 몰릴 게 뻔한 청문회에참석하느니 장외로 나감으로써 결과적으로 여당 단독의 반쪽 청문회를 만드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하루도 바람잘 날 없이 궁지에만 내몰린 한나라당으로서는 청문회 참석으로 안기부의 정치사찰 의혹과 여당의 날치기라는 호재를 흘려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외풍이 잠잠해지면 불거질 것이 뻔한 비주류의 반발기류에 대한 사전차단 의도도 깔려있다.이회창(李會昌)총재와 박근혜(朴槿惠),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 이날 규탄대회 연사들은 안기부정치사찰의 불법성과 현 정권의 반민주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이총재는 "여당은 야당을 파괴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국정의 파트너로 대우하지도 않고 있다"며"여당은 또 민주화투쟁을 했다고 입만 열면 자랑하면서도 집권하자 마자 그렇게 비난하던 정치사찰을 해놓고도 발뺌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총재는 대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여당이 정치사찰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책임자를 처벌하면 정국정상화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며 정국정상화는 여당 하기나름이라는점을 분명히 했다.

김부총재는 "민주주의는 고난의 강을 건너고 죽음의 산을 넘어 우리 손으로 쟁취하는 것"이라며한나라당이 진정한 야당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당원들의 결연한 투쟁의지를 강조했다.

박부총재도 "여당이 지금 보이고 있는 모습은 지난날의 민주화 투쟁이 정권을 잡기위한 수단에불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심으로 가득 찬 여당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한나라당이므로 어떤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17일 열린 대규모 북한산등반대회에서 한나라당은 등반도중 약식 규탄대회를 여는 동시에 휴일 나들이에 나선 등산객들에게 당보를 배포하는 대국민 홍보활동을 병행했다.

이날 이총재는 등산객들의 "힘내라"는 이야기에 고무된듯 당원들을 향해 "우리 서로 손을 맞잡고앞에 놓인 모든 장애물을 뛰어 넘자"며 결연한 투쟁의지를 강조했고 참석자들은'이회창'과'한나라당'을 연호하며 대여투쟁의 기세를 드높였다.

〈李東寬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