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대 제2회 퇴계학 세미나

입력 1999-01-16 14:06:00

'유교문화의 새로운 이해'를 주제로 하는 제2회 퇴계학 세미나가 16일 오후 안동대 퇴계학연구소(소장 이종호) 주최로 이 대학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는 유교사상을 전공하지 않았으나 유교문화와 연결된 부문의 학자들을 초청,생활속의 유교문화를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했다.

유준영(이화여대·미학), 박노자(티코노프 블라디미르·경희대) 이상해(성균관대·건축학)교수가주제발표를 했고 안동대 권기윤(미술), 김용헌(한국철학), 배영동(민속학)교수가 토론에 참가했다.

'유교문화와 예술-조선시대 사대부층의 유(遊)개념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유준영교수는 "조선조지식인계층인 사대부들은 중국고전에 영향받아 공인(公人)으로서는 유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면서 사인(私人)으로는 도가·불교적 세계를 사상적 안식처로 이해했다"고 풀이했다.

특히 17,18세기 사대부들의 경우 장자철학의 영향으로 현실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별천지, 즉 소요유(逍遙遊)의 세계를 갖고 있었다는것. 곡운(谷雲) 김수증(金壽增)을 보면 주자(朱子)가 고향에정사(精舍)와 무이구곡(武夷九曲)을 경영한 사실을 모방, 화천땅에 정사를 짓고 물줄기를 따라 곡운구곡(谷雲九曲)을 지정했다. 현직에 있을때나 관직에서 물러난뒤 전국명산을 유람하고 여행기등 여러권의 책을 썼다.

당시 은둔자나 처사들은 소외되고 불우한 가운데서도 자연과 문학의 세계로 관심을 돌려 멀리 명산유람을 떠나거나 심산유곡에서 노니는 유의 정신을 실천했다. 유교수는 "이들은 산수문학관에입각하여 시대를 계도하는 한편 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은둔과 유(遊)의 세계는 훗날 영조때 시단과 화단의 중심역할을 했던 백악사단(白岳詞壇)의 이병연(李秉淵), 정선(鄭敾), 이하곤(李夏坤), 조영석 등을 길러낸 토양이 됐다"고 말했다.

'전통문화와 건축-전통건축에 끼친 유교사상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이상해교수는 "유교의 예제(禮制)가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유교문화의 이해없이 전통건축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유교의 천인합일(天人合一)사상은 건축에서 물아일리(物我一理) 즉 건축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건축양식을 형성케하여 서원은 산천경개가 수려하고 한적하여 교육적 효과가 큰 곳을 택했고, 누정(樓亭)은 자연속에 건물이 스며들도록 지었다"고 풀이했다.

문당(門堂)제도는 문과 당을 분리하면서 동시에 병존하도록 했는데 이는 내(內), 외(外), 상(上),하(下), 빈(賓), 주(主)를 구별하는 예의 정신에서 나왔다는것.

또 유교문화의 남녀유별에 따라 살림집의 배치를 남녀의 활동과 생활범위에 따라 엄격히 구분해서 배치하는 전당후실(前堂後室)제도에 따라 바깥부분은 남성공간, 안부분은 여성의 공간으로 제한하도록 했다고 이교수는 말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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