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국회본회의에서 529호실 사건과 관련, 용서와 반성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전에 없던 태도로 야당측의 양해를 구한 데 대한 한나라당의 공식반응은 거부였지만 소속의원개개인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리게 나타났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14일 김총리의 답변이 나온 직후 성명을 통해"사건의 본질에 대한 확실한 답변은 피한 채 미사여구로 일관했다"고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원내외투쟁을 계속할것이라는 당의 방침을 밝혔다.
총리의 유감표명을 대통령의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안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박관용(朴寬用)민주수호투쟁위원장 등과 협의를 거쳤다.
안대변인은 또"국회의원들에 대한 사찰이 아니라 직원이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식의인식이라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 개개인의 반응은 당의 공식반응과는 차이가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한점과 야당의원들에 대한 출국금지조치 해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부분은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국회의장실 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오(李在五), 홍준표(洪準杓)의원 등은 김총리의 발언을 일단 긍정 평가하고"앞으로 총리의 약속이 실현되는지 관련자 문책이 이뤄지는지 지켜보자"는 반응이었다. 당의 공식반응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또 당내 온건론자들과 비주류진영의 다수도 이같은 긍정평가에 가깝다는 것이 당안팎의 일치된 분석이다.
그러나 이부영(李富榮), 이신범(李信範), 맹형규(孟亨奎)의원 등은 안대변인의 언급과 마찬가지로"김총리의 답변에 알맹이가 없고 문제를 얼버무리려는 술수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이같은 한나라당내 두 가지 기류는 강경일변도로 방향을 정한 당지도부의 대여투쟁력 강화계획에차질을 가져올 전망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오는 18일 수원의 장외집회 강행 등 당지도부의 강경드라이브에 제동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이총재의 강공일변도의 투쟁노선과 원내총무 경선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고 있는 듯한 당의 정체성에 회의를 품고 있는 당내 보수파와 온건세력의 조직화, 세력화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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