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권노갑 무게중심 급부상

입력 1999-01-12 14:51:00

동교동계 좌장격인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의 행보에 날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연말 일본에서 귀국한 권전부총재는 지난 2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신년하례를 한뒤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정대철(鄭大哲)부총재 등 지도부들과 잇따라 회동했으며 11일엔 구주류측동교동계 의원들과 귀국후 첫 모임을 갖기에 이른 것이다.

본인은 정치활동을 당분간 자제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당내 무게중심이 그에게로급격히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의 측근인 조재환(趙在煥)사무부총장과 박양수(朴洋洙)연수원부원장이 최근 조대행의 비서실장과 사무부총장에 임명된 데서도 감지된다.

이때문인듯 청와대측 신주류와의 신경전 혹은 물밑 갈등설까지 들리고 있다.

물론 여권이 정계개편을 추진중인 상황 등을 감안할 경우 그의 향후 행보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권전부총재는 그동안 서울시내 한 호텔에 머물며 향후 구상에 몰두해왔으며 특히 자서전 정리와개인연구소를 내는 문제 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적 활동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측근들의 전언에도 불구, 조만간 정치적 행보가 가시화될 것이란 게 여의도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실 개인연구소 설치 자체가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이같은 기류는 11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렸던 한화갑(韓和甲), 윤철상(尹鐵相), 남궁진(南宮鎭), 설훈(薛勳), 최재승(崔在昇)의원 등 동교동계 DJ비서출신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감지됐다. 외유중인 김옥두(金玉斗), 정동채(鄭東采)의원을 제외하곤 사실상 전원 참석한 셈이다.모임도중 30분간이나 비공개 밀담을 나눴다는 점 등을 감안할 경우 참석자들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 그의 향후 거취문제 등이 자연스레 논의됐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실제로 동교동측은 현정권의 최대 실세그룹임에도 신주류측에 의해 2선으로 밀려나 있었던 만큼권전부총재의 귀국을 계기로 세 반전을 꾀할 움직임을 보여왔다. 귀국직전부터 그의 향후활동과관련, 당부총재 혹은 고문이나 청와대비서실장 임명설 등이 거론돼온 진원지가 이들 쪽이었다는데서도 엿보인다.

이와 맞물려 이들 쪽에서 지난해 청와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 경질을 요청했다는 설이 나도는등 신주류측과의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오는 5월 전당대회를 전후해 이뤄질 여권의 체제개편을 둘러싸고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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