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부터 일기 시작한 경기의 조기회복 가능성은 과연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 일부민간경제연구소들을 중심으로 경기의 조기회복과 함께 과열 우려까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크게 높은 3.2%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이같은 기대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경기의 조기회복은 가능한가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말에 이미 경기저점을 통과했으며 올해 경기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 근거로 지난해 9월 이후 반도체.조선.자동차 등에서 생산이 급속도로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4.4분기에 재고조정이 거의 완료된점을 감안할 경우 올들어 생산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산업생산의 침체와 함께 경기의 발목을 잡았던 민간소비도 회복돼 올해 1.6% 증가로 돌아서고투자 감소폭도 줄어 연간 마이너스6.7%에 그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재경부의 판단도 한은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의 호전추세에 비춰볼 때 경기가 지난해 3.4분기 또는 4.4분기에 이미 저점을 지났으며 따라서 올 1.4분기중 조정기간을 거쳐 2.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1.4분기중 집중 시행하기로 한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먹혀들 경우 경제성장률도 당초전망치 2%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통화공급 확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색을 해소할 수 있는선에 그쳐야 하며 경기부양에 지나치게 치중할 경우 구조조정이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구조조정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기부양에 집착할 경우 거품이 생겨나는 등 경제를 교란할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의식, 경기부양 일변도에서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의 동시 추진으로 정책운영기조를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경기부양만을 강조하다보니 구조조정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듯한 인상을 주었다고판단, 경기부양을 신중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경기부양에 힘을 쏟지 않아도 올해 우리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점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로 계획된 재정적자폭의 추가확대를 억제하는 등 지금까지 제시된 정부주도의 경기부양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鄭敬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