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장외 강공...여 유화 손짓

입력 1999-01-11 14:41:00

국회 529호실 사건과 여권의 법안 날치기처리 등으로 심화돼 온 대치정국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여권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도 불구, 한나라당이 11일 국회에서 당소속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정치사찰 진상보고 및 규탄대회를 갖는 것을 계기로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어 정국은 좀처럼 해빙의 조짐을 보이지않고 있다.

그러나 여권측이 연일 대화복원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데다 한나라당측 역시 당내의 복잡한 기류등을 감안할 경우 장외투쟁을 계속해 나가는데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등에서 협상의 여지는 감지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각각 중앙당사에서 지도위원회의와 당 3역회의를 열어 정국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여권은 사무총장과 총무 등 각종 대화채널을 총동원, 야당측과의 물밑접촉을 본격화하기로 했다.한나라당측이 요구할 경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간의 영수회담도 추진할 수있다는 카드도 적극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논란이 되고있는 국회정보위 자료열람실의 운영방식 등을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키로했다는 것이다. 정치사찰 의혹을 내세워 장외로 나선 한나라당측에 대해 대여투쟁 명분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대화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계산도 있다.

여권은 또한 경제청문회 개최일정을 오는 20일쯤으로 연기하는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앞서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이총재측에 대화를 제의한뒤 이를 통해 청문회와관련된 절충을 할 수 있음을 밝혔었다. 물론 여권으로서도 단독청문회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적지않은 것이다.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경제청문회는 여야가 함께 참여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15일로 예정된 청문회 개최일정은 상황을 봐가며 연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으로서도 겉으론 강경일변도이지만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이총재가 지난 10일충남예산 선영 등을 참배한 뒤 강경투쟁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김대통령이 진실로 정국을 풀어갈의사를 갖고 성실한 태도를 보인다면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데서도 엿보인다. 대여투쟁 방식을 놓고 당내 강.온세력간에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야는 실제로 한나라당측의 오는 12일 국회본회의 긴급 현안질의 요구문제를 놓고 대화에 나설가능성이 높다.이를 계기로 양측은 물밑접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측이 이날부터 장외투쟁에 돌입한 상황 등을 감안할 경우 해빙무드가 당분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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