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휴대폰으로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쁘지' 않았다. 그저 매일 만나는친구의 전화를 받았을 때처럼 담담했다.
그러다가 차츰 기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당선소감을 쓰고 있는 나는 마음이 배가 불러 자꾸 웃음이 난다.
가끔 내가 무엇인지에 대해 머리속에서 말을 만들어 보곤 한다. 총명하고 마음에 드는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아 늘 얼버무리게 되지만.
그러면 이제 나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람'이라고 말하면 될까? 글쎄, 말이 생각난 건 한결 좋은데 뭔가 심심하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동화를 쓸 사람'이라고 하면…. 이번에는 숨이 급해지면서 '아직 동화가 뭔지도 모르는데…'라고 손사래를 치게 된다.
그렇다면… '동화를 배워가는 사람'은 어떨까? 그래, '지금 막 동화를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좋겠다. 나처럼 잘 웃는 조카 현준이와 이름을 얻은지 며칠 안되는 예쁜 조카 소연이가도와 줄 거니까 든든하다.
그리고 이번 당선 소식은 동화를 열심히 배워 보라고 수강증을 받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수강증을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리고, 그 수강증에 대해 나보다 더 기뻐하는 가족들 때문에 내기쁨에 가속도가 붙어 자꾸 더 기뻐진다.
내게 동화가 어울린다고 말해준 친구들과 선배에게는 어떻게 고마움을 전할까. 내 삶의 이유가되는 내 주위 사람들과 기분좋게 어우러질 자리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리고 나는 결국 '참 예쁜 세상 아이들에게 좋은 동화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약력〉
△71년 강원도 원주 출생
△95년 숙명여대 국문과 졸
△98년 중앙교육연구원 편집부
△주소:서울 관악구 남현동 1079-34 4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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