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카사 대한중석초경 투자배경

입력 1999-01-09 14:46:00

세계 초경제품 시장은 연간 40억~50억달러(4조7천억~5조9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절삭공구와 산업제품만 포함한 것일 뿐 이들 제품의 원료가 되는 텅스텐 분말 시장규모는 별도이다.'텅스텐 수요가 곧 국가의 공업기술 척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선진국이 초경제품의 주 수요처이자 공급자인 셈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의 기술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초경공구 수요도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남아 역시 떠오르는 소비시장 중 하나이다.

이처럼 성장 일로에 있는 초경제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스카는 대한중석초경을 파트너로 택했다. 대한중석초경은 기존 이스카의 해외법인과는 성격상 크게 다르다. 판매가 아닌 생산을 위주로 한 자회사인 것이다. 이스카는 국내에 '이스카 코리아'라는 별도의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오는 4월 이스카 코리아는 대한중석초경에 흡수된다.

같은 초경제품 생산업체이지만 이스카와 대한중석초경은 엄밀히 말해 주력 생산품목이 다르다.이스카는 고부가가치의 절삭공구에서 세계 1위이다. 반면 대한중석초경은 초경제품의 원료가 되는 텅스텐 분말과 텅스텐을 이용한 각종 산업제품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텅스텐 분말 생산능력이 없는 이스카는 과거 대한중석에서 이를 수입할 때부터 호시탐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엿본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결국 대한중석을 인수함으로써 이스카는 텅스텐 원광부터 최종 생산품까지 모두 처리할수 있는 일관체제를 갖추게 됐다. 특히 연간 2천500~3천t 가량 생산되는 대한중석초경의 텅스텐분말은 품질이 뛰어나 세계 시장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카는 시장점유률을 25%까지끌어올릴 계획이다.

당분간 이스카의 일방적인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설비투자와 기술이전, 자금지원을 통해 대한중석초경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세계 시장에서 우호적 경쟁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스카는 대한중석초경을 단순한 현지 생산공장쯤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다.

지명도 높은 이스카라는 브랜드 대신 대구테크를 사용하는 것은 그 만큼 잠재적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기도 하다. 결국 대구는 세계 최고, 최대의 초경공구 메이커를 지향하는 이스카에있어 제2의 도약을 약속하는 꿈의 산실이 되는 셈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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