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를 통한 산업화 정책은 급격한 고도성장으로 엄청난 부의 축적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국가적 소득은 국가공동체로서 민중이 요구하는 삶의 질을 높이며 인간적 연대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생활의 잣대를 물질로 대치하면서 소수의 '가진 자'계급을 형성하였다.
'자립 경제'만이 조국근대화와 통일에의 지름길이라며 국방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목표로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대외의존적인 수출주도형 산업화 정책을 추진하여 부의 편재를야기시켰다.
고도성장의 과정에서 국민들, 특히 여성과 노동자들은 복종과 희생을 강요당하던 70년대 대구.경북지역 여성운동은 관주도적인 소비절약과 생활개선운동, 민간 여성단체들의 잇따른 창립과 의식화, 여권에 대한 자각과 전쟁 미망인들의 생계지원을 위한 자활공장이 활발하게 건립됐던 때였다.2.3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농인구가 대거 도시로 집중되면서 여성의 고용증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980년에는 14세 이상의 여성인구가 1천308만명이고, 경제활동 인구는 543만5천명으로 63년 이래점차 늘어난 경제활동 참가율이 72년 38.9%, 80년 41.6%로 나타나 연평균 2.5% 이상 증가율을보였다. 여성근로자를 연령별로 보면 중학교 진학률이 높아짐에 따라 18세 미만은 줄어들고 전산업에서 18~29세가 전체 여자 근로자의 84.2%를 나타내고 있다. 70년대 후반부터는 저연령층의 대체인력으로 기혼여성이 노동시장에 등장하게 된다.
대구 통계월보에 따르면 제조업체 등을 포함한 대구여성취업자수는 70년 명, 75년 명, 80년 명으로 급증했다.
여성취업자가 급증한 것과 함께 여성경영인들도 점차 늘어나 재계에서 여성비중이 높아지면서1976년에 여성경영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 대구여성경영자회(현 회장 손희정)가 창립됐다. 최동원.변기숙.오명옥.김묘임.윤녹희씨 등이 창립멤버였다.70년대는 새마을운동의 제창과 함께 부녀교실.가족계획어머니회.생계구락부 세 갈래로 나뉘어졌던부녀조직이 새마을어머니회(초대 회장 최동원)로 일원화되면서 관 주도의 소비절약운동이 주창되던 해였다.
'논두렁길 대화'를 통해 서민풍, 친여성적 행정을 폈던 김덕엽경북도지사는 부녀운동을 알리는 월보 '부녀교실'을 70년 7월에 창간, 도내 3천700여 이.동단위로 20여만 회원들이 근면.자조.협동하는 새마을 정신 아래 굳게 뭉쳐나가도록 독려했다.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퍼져나갈 때 유독 탄광촌 부녀자들은 구습에 얽매여 부인들이 나태하고소비성향이 강하며 남편들을 '까막족제비'로 천대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광산촌부녀자들의 정신개조를 위해 요시찰인물이던 중부교회 인광식목사 등이 특강에 참석, 사람사는 법에 대해 열강하자 부녀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그간의 자세를 되돌아보는 기세가 역력했다.
그동안 남편을 하대하던 부인들이 가정의 소중함과 남편의 소중함을 아는 부인들로 변해가면서어느 부인은 캄캄한 굴속에서 탄을 캐는 남편의 점심도시락에 까만콩으로 '아빠 안녕'이라고 새겨넣어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했다고 고(故) 김도연(전 대구시의원)씨는 유고에서 밝혔다.
김의원은 광산촌 부녀자들 6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장갑공장, 콩나물 공장, 두부공장 등 부업단지를 조성하고 공동목욕탕을 건립하면서 광산촌의 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기록을 김의원은남겼다.
국제적 여성운동이 고조된 70년대들어 국제존타대구클럽.대구여류탁구연맹.대구경북영양사회.대구여성경영자회.한국전통꽃꽂이대구지부.국제총연맹부인회 등이 창립됐고, 전문직여성클럽.여성저축회경북지부.대한어머니회경북지부.여학사협회대구지부.대구여자기독교절제회 등이 70년대 이전에출범했다.
효성가톨릭대 부설 한국여성문제연구소(소장 권영철)와 계명대 주부.신부대학이 운영되면서 여성문제에 대한 본격 거론과 여성평생교육의 장이 펼쳐지면서 여성의 지위향상에도 눈뜨게 됐다.한국여협은 유엔이 75년을 '여성의 해'로 선포하자 정부를 향해 가족법 개정안의 통과와 여성지위향상을 위한 정책수립등을 촉구하였고, 75년 1월에는 대구 금호호텔에서 '세계 여성의 해' 경북전략회의가 열렸다.
송화섭(대구대교수) 전경화(영남일보 문화부장) 김귀자(매일신문 기자) 손연옥(전문직업여성클럽)신동학(동산병원 소아과장) 윤위분(경혜여중 교장) 이신자(공화당 부녀부장) 황경자(노총부녀부장)김종배(걸스카우트연맹장) 등 학계.언론계.여성단체.교육계 등을 망라한 여성지도자들이 참석하여열띤 토론을 폈으며 경북여성운동의 추진방향을 설정, 80년대 본격적인 여성운동을 예고했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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