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일부 판·검사를 포함한 검찰과 법원직원, 경찰 등 2백여명이 각종 형사사건을 소개해주고 거액의 알선료를 챙겨온 사실이 한 변호사의 사건수임 비밀장부를 통해 드러났다.대전지검 부장검사 출신 이종기(李宗基·47)변호사의 전사무장 김현(金賢·41)씨에 의해 언론에폭로된 이 비밀장부에는 최근 5년간 2백여명의 사건알선자, 피의자와 죄명, 약정금과 소개인, 소개인에게 지급한 알선료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특히 이 비장부에 기재된 사건 소개인 가운데는 일부 판·검사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충격을 주고 있다.
이 비장부에 이름이 거론된 검찰이나 법원직원, 경찰은 대부분 이 변호사에게 각종 형사사건을알선해주고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소개비 명목으로 받은뒤 일부 사건의 경우 불구속처리까지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시 16회인 이변호사는 79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 청주지검 형사부장을 거쳐 92년 대전지검특수부장을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지난 97년 1월부터 10월말까지 형사사건만 2백30여건을수임하는 등 그동안 대전지역 변호사업계에서 사건수임 수위를 차지해왔다.
이변호사는 이에 대해 "이 비밀장부라는 것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다"라고 말했다.한편 대전지검은 이날 이와 관련, 수사전담반을 긴급 편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검찰은 비밀장부를 입수, 언론에 폭로한 이변호사의 전사무장 김씨가 97년11월 해고된데 앙심을품고 이변호사를 수차례 협박해오던중 지난해 10월14일 이변호사사무실에서 난동을 부리다 긴급체포돼 현재 불구속수사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