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방학기간 자녀지도 이렇게

입력 1999-01-07 14:03:00

방학이 벌써 절반 가까이 지났다. 자녀가 중학생 이하라면 자녀가 생활 리듬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방학 때가 아니면 불가능한 다양한 경험은 하고 있는지 부모가 챙겨볼 때다.특히 유아에게 부모 역할은 절대적. 그러나 부족한 학습능력을 억지로 보충시키려 하거나 행동에제약을 가해 '모범생 만들기'를 하는 것은 방관보다 못하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최선의 유아교육은 잘 놀게 만드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어떻게 하면 내 자식이 잘 놀까.

평일이나 주말 할 것 없이 인근 도서관에 가보면 자녀의 손을 붙잡고 책읽기에 여념없는 주부들을 만날 수 있다. 시간이 나면 인근 도서관에 데려가자. 그림책-동화책-명작소설-위인전-과학책등등. 어린이들은 그림책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위인전을 읽으며 꿈을 키우게 된다.글자나 숫자를 반복 학습시켜 외우게 하는 것은 창의력을 말살하는 교육. 천재를 바보로 만드는첩경 이다. 노루 호랑이 딸기 고추 지우개 책상 등 갖가지 그림을 보며 '노루' '책상'이란 글자를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도서관은 어린이에게 최상의 놀이터이자 공부방인 셈.

등산이나 여행·낚시를 갈때 자녀를 반드시 데려가자. 풀과 나무, 곤충과 고기, 일출과 낙조를 보며 어린이들은 사랑을 느끼고 평화를 배운다.

재래시장이나 백화점은 하나의 박물관. 꽁치 고등어 옷 장난감 등 각종 상품들은 훌륭한 공부재료 이다. 어린이들의 관찰력은 어른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경우가 많다. 사물을 보면서받아들이는 정도도 제각각. 학부모는 자녀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울 것이라 예단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시골이나 타도시에 가까운 친척이 있다면 자녀 혼자 보내보자. 밥이나 챙겨 먹을까 새 환경에 제대로 적응할까 고민스러울 것이나 그것이 자녀를 강하게 키우는 방법이다. 완전히 다른 환경이라면 이후 학창 생활에 자양분이 될 더 풍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초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자녀를 아예 복지시설에 보내 산경험을 하게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 공부 보다 이웃의 아픔을 느끼고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부모가 자주 집을 자주 비우는 것은 자녀 가출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주의할 일. 불꺼진 썰렁한 집에서 어린이들은 공포감 마저 느껴 가정을 탈출하려 한다는게 전문가의 조언이다.자녀가 글을 일찍 깨우치고 사칙연산을 척척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보통 부모의 마음. 한번 배운 것을 잘 기억하면 천재로 착각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창의성 교육을 하는 유치원에 읽기 쓰기 공부를 시켜달라고 요청해 유치원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일부 유치원은 이같은학부모들의 잘못된 욕구에 영합해 방학중에 읽기 쓰기 공부와 사칙연산을 가르치려 보강까지 실시하는 유치원도 있다.

유아교육 담당자들은 "지나친 학습위주 교육은 어릴 때 공부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줘 망치게 된다"고 경고한다.

계산은 전자계산기가 맡고, 기억은 컴퓨터가 맡아 계산 잘하고 잘 외우면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치부되던 시대는 가고 있다. 창조성·논리성·합리성과 인성이 더 각광받는 시대가 이미 도래해있다.

대구시교육청 노광자장학사는 "부모의 사고방식으로 어린이들을 바라 보아서는 안된다"며 "잘 놀고 풍부한 경험을 한 어린이가 모범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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