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원사업체 통폐합 필요"

입력 1999-01-07 14:50:00

제품 차별화 헛구호, 호경기땐 물량공세, 디자인등 기술축적 우선

"시설과 시스템은 일본처럼 고부가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실제 생산은 대만처럼 싸구려 물건을 만들어 대만과 경쟁하는 게 대구 직물업계의 현실입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든가 싸구려 제품을 대량생산, 가격경쟁을 벌이든가 양자택일해야 합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주최 신년 세미나 참석차 6일 경주에 들른 (주)코오롱의 구광시 사장의 답변은 명쾌했다.

그는 "대구 직물업계가 불경기때는 차별화를 외치다가 호경기만 되면 물량위주의 생산을 해왔다"며 "이번 불황은 장기화가 예상되므로 분명한 선택을 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 ㅁ직물을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고속직기를 1천대나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비용 부담이 거의 없는데다 직원수도 적어 대만 등 후발 경쟁국과 가격은 물론 물량경쟁까지 벌이고 있다는 것.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면 대량생산체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 원사값은 폭락을 거듭, 아예 정해진 값이 없다. 중국 원사업계조차 한국 원사업체의 무제한덤핑에 손을 들고 감산에 들어갔을 정도. 그는 이와 관련 "20~30%가량 원사가 공급과잉 상태"라며 "화섬협회서 자율 감산하기로 최근 결의했으나 미봉책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상당기간 수요가 늘어날 기미는 없으므로 기계설비 일부를 폐기하든가 원사업체간 통폐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원사업체의 워크아웃 결정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쓰러진 업체를 도와주면 그 다음 업체가 넘어질 수밖에 없다"며 "워크아웃은 건전기업으로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업체로 한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하루아침에 밀라노를 따라잡으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하드웨어만 갖춘다고 밀라노가 될수 없어요. 패션디자인·봉제 등 각 분야별로 교류하면서 차근차근 배워야 합니다. 직수든 염색공이든 제일인자가 되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축적이 안됩니다" 그는 대구시의 패션어패럴 밸리 추진과 관련 "바이어들을대구로 불러들일 유인책이 없으면 임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문희갑 시장도 이 사실을 잘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