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수출전선 비상

입력 1999-01-06 00:00:00

새해 벽두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급락, 주가 상승, 실세 금리 하락 등 3대 경제지표의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있다.

섬유업계는 수출채산성 악화로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린 반면 내수위주의 중소제조업체와 금융여신이 많은 기업들은 금융부담 경감의 혜택이 바로 돌아올것을 기대하고있다.

그러나 지역 경제 전체적으로는 금리 하락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감소등의부작용이 훨씬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천16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섬유를 비롯한 대구지역 수출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섬유업체들은 달러당 원화환율이 1천300원대는 유지돼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면서환율급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의 장해준 상무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환율급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장상무는 또 "오는 2월까지 수출오더도 거의 없어 지역 직물업체들의돈가뭄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품질향상과 신제품 출시로 수출단가를 올리는 방법만이 환율급락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극심한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로 눈을 돌렸던 지역의 자동차부품.안경테 업체들도 환율급락으로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될 전망이다.이들 업체들도 원화환율을 1천300원으로 예상하고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나 환율급락으로 인해 출혈수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제안경의 박용진 회장은 "오는 6월까지 받은 오퍼 대부분이 1천300원대로 원가계산이 됐다"며"정부가 최하 1천250원에서 1천300원대의 환율방어정책을 세워줘야 수출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 진병용소장도 "현재 1천1백원대로 떨어진 환율을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라도 개입해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의 철강과 구미의 전자제품의 경우 환율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가격 부담이 덜어지는 효과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수출감소의 타격이 더 클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원화환율 급락으로 외화자금을 사용, 외화부채가 많은 업체들은 외환평가이익과 이자비용감소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상의 임경호차장은 "지역 기업 대부분이 원화의 적정환율을 1천300원선으로 보고있다"며 "주가 상승과 채권금리 하락은 직접금융 조달과 채권발행이 쉬워져 지역 상장기업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주가강세는 전환사채 발행등을 통한 일부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에 도움을 줄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액면가 이상으로 오르면 추가증자등이 가능해져 지역 금융기관들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몇몇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기업들은 대부분 비상장 기업이어서 주가상승의 직접 효과를 누릴수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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