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분규를 겪어오다가 공권력의 총무원청사 진입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대한불교 조계종이 지난해 29일 고산 쌍계사 주지를 새 총무원장으로 선출함으로써 본격적인 수습국면을 맞았다.이번 선거에는 당초 월주(月珠) 및 지선(知詵) 후보의 지지진영은 물론 월탄(月誕) 후보를 지지해온 선거인단까지 참여해 명실상부한 정통성을 얻게 됐다.
더욱이 고산 총무원장 당선자가 최대 문중인 범어문중을 업고 있는데다가 탄탄한 수행이력과 경력으로 각 계파에서 두루 인정을 받고 있는 인물이어서 불교계에서도 안정과 화합을 이뤄나갈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중간의 안배문제가 현재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내년 5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월하 종정의 후임으로 혜암 원로회의 의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같은 범어문중인 혜암 의장마저 종정으로 추대될 경우 한 문중에서 독식한다는 비난이 터져나올 공산이 크다.
또 고산 후보의 당선에 도움을 준 이른바 기득권 세력의 종권 과점을 계속 방관할 경우 분규의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종정의 교시를 내세우면서 별도의 총무원을 차릴 태세를 갖추고 있는 정화개혁회의를 어떻게 끌어안을 것이냐도 관건이다. 정화개혁회의는 29일 구룡사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비상대책위원회를구성, 조계사 근처의 건물에 별도의 총무원 간판을 내걸고 투쟁을 계속한다고 결의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힘을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지속적인 개혁과 종단의 화합이라는 두 명제사이에서 징계의 수위를 어떻게 조절하면서 분규국면을 종식시킬 것인가는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정화개혁회의가 종책으로 내세웠던 교구본사 중심제와 치탈도첩자 사면 복권문제, 그리고 교구본사 주지 선거제도 및 종회의원 겸직금지조항 개선 등도 어느 정도 종도들의 여론이 반영된것인 만큼 하루빨리 공론을 거쳐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분규과정에서 제기됐던 비구니 및 재가불자들의 종단운영 참여문제, 사찰 재정의 투명성 보장대책, 승가 교육체계의 정비, 21세기의 새로운 비전 제시 등도 새 총무원장 체제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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