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증 산후조리 잘못하면 쉽게 발병

입력 1998-12-29 14:05:00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심하지 않은 추위에도 냉증을호소하며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냉증(冷症)이란 한방 특유의 개념으로 신체 어느 한 부위가 차가운 느낌을 환자 스스로 갖는 증상. 세포조직상 어떤 염증이나 감염도 없는 상태이지만 손발, 어깨, 허리, 엉덩이, 무릎, 아랫배 등국소부위가 다른 사람에 비해 유난히 차가워 악수 등 사소한 신체접촉에서도 타인을 놀라게 하기쉽고 자신도 곤혹스럽다.

냉증은 체질적으로 서양인보다 동양인, 특히 여성에 많이 나타나며 장기화되면 소화기능장애 등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여성은 남성보다 피하지방층이 두텁고 한냉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데도 전체 냉증환자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냉증이 40세 이후 갱년기 증상의 하나이기도 하며,특히 출산후 산후조리가 잘 안돼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 따라서 적어도 출산 3, 4주 이내에는 찬 외부공기나 찬물과의 접촉을피해주어야 산후풍으로 인한 각종 냉증을 예방할 수 있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최근엔 남성 냉증환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 한의계의 귀띔. 남성의 경우 선천적으로 복부 장기가 냉한 경우도 있지만 지나친 음주, 흡연, 무절제한 성생활 등으로만성적인 설사, 장명(腸鳴:배에서 꾸르륵거리는 물소리가 자주 나는 것) 증상과 함께 수족냉증이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또 허리 아래가 차고,정력이 약해져 조루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한방에서는 몸을 덥게 하고 비위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물을 쓴다. 이들 약재는 신진대사기능의쇠퇴로 원기를 잃었을 때도 효과적으로 회복시켜 준다. 또 쑥뜸요법이나 온침(화침)요법으로 국소적인 냉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냉증이 있는 사람들은 여름철에도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며 찬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차를 마실 때도 성질이 서늘한 것으로 분류되는 커피나 녹차보다는 생강차, 꿀차, 인삼차가 낫다.생강차는 손발이 몹시 차거나 속이 차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또 계절에 관계없이 허리나 무릎이 시린 사람,생식기가 차서 성능력이 약한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권한의원(053-426-7761) 권건록 원장은 "배꼽티나 미니스커트 등 복부와 하반신을 개방한 복장을지나치게 즐겨하는 여성의 경우 외부의 찬 기운이 하복부의 혈액을 차게 만들어 불임.대하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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