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내각제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중재역을 자임했다.
박총재는 27일 한 인터뷰에서 "내각제 문제는 두 분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만나 해결해야할 것으로 본다"며 조기담판론을 제기했다. 지난 18일 공동집권 1주년 기념행사장에서 DJP가 신경전을 벌인 이후 양자 사이에서 어느 쪽 손도 들어 줄 수 없었던 박총재가 드디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박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주례회동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양자사이에서 마음이 편치 못했던 박총재가 김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거론하기 위해 사전포석을 둔 것이라는 것이다. 내각제 문제가 의외로 일찍 양자간의 현안으로대두됐기 때문에 해결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에서 28일 독대를 앞두고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독대이후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대통령과 총리간의 신경전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김대통령의 경우에는 새정부 출범이후 매주 주례회동을 통해 신뢰관계를 쌓아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김총리쪽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고민거리이다.
이때문에 박총재쪽은 상당히 조심스런 분위기다. 한 측근은 "내각제 문제가 이미 거론됐기 때문에 오래 끌어봐야 누구에게도 이로울 게 없다"면서도 "발언을 확대 해석하지는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사실 박총재의 발언이후 김총리측 직계인 자민련 충청권의 분위기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주류측 당직자들은 "총재가 한 말인데…"라며 언급을 회피하려 하지만 조기담판론이 자칫 김대통령측의 내각제 개헌 연기문제와 맥을 같이하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다.
구천서(具天書)총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내각제 문제를 빠른 시일내에 매듭짓자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담판의내용은 내각제 개헌을 당초 합의대로 하자는데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담판이 이뤄진다고하더라도 담판의 의제는 내년말 내각제 개헌을 위한 양자의 결단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어찌됐든 박총재의 발언이후 그동안 재담판은 대선 합의문의 파기라며 발끈했던 자민련측 주장이쑥 들어가는 등 조기담판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김대통령측은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를 조기차단하기 위해, 김총리측은 공세수위 조절을 위한 탐색차원에서도 박총재의 주장을 받아들이는분위기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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