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소품전 "눈길"

입력 1998-12-26 14:00:00

작고 예쁜 그림들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사고 싶다면?

세모를 앞둔 요즘, 대구지역 일부 화랑들은 평소보다 낮은 가격에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송년소품전을 한해의 마무리전시회로 열고 있어 알뜰 컬렉터들의 눈길을 끈다.

송아당화랑, 스페이스 129, 동서갤러리 등은 사실화풍의 작품에서부터 다소 난해한 현대미술계열작품까지 1~8호 크기의 소품위주로 사은기획전을 열고 있다.

봉산문화거리의 송아당화랑은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일구는 대구지역 30~40대 서양화가들의 '7인소품전'을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보라색조 인물화로 호평을 얻고 있는 곽동효, 소나무가 있는 녹색풍경화의 장이규, 흙내물씬한 갈색풍경화의 이원희, 한편의 시를 연상시키는 이수동, 허무가 감도는 도시풍경의 김성호,서정적인 꽃그림의 박세상, 부조같은 느낌을 표현한 박영대씨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1~4호 크기의 예쁘고 앙징맞은 소품들로 장식성이 돋보인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회장 정병국)가 지난 6월 개관, 올해 지역 어느 화랑보다도 활발한 전시활동을 보인 삼덕동의 스페이스129는 현대미술가협회 1백80여명 회원중 절반인 90여명이 참여한 '사이즈 A4전'을 31일까지 열고 있다.

조금은 어렵고 실험적인 작업경향의 현대미술가들이 여느때와 달리 A4용지 크기의 아기자기한소품들을 내놓아 이채. 독특한 문지르기 작업의 작가 최병소씨는 자기얼굴을 복사한 소품을 내놓았고, 중견 홍현기씨와 정병국씨, 98 경북미술대전 대상작가 김영세씨 등도 걸어두면 예쁠만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작품당 10만~20만원으로 가격선을 대폭 낮춘 전시작품들은 회원 상호간의 작품교환도 가능하며,희망작가에 한해 판매금 일부를 화랑운영비에 보탤 계획.

동서갤러리는 지역 원로·중견작가 12인의 소품전을 오는 30일까지 송년기획전으로 열고 있다.한국화가 최종모 김원세 정치환 이천우씨, 서양화가 전선택 서창환 강운섭 강근창 김건규 김응곤김진태 최학노씨 등이 4~8호 크기 작품들을 출품했다.

화랑측은 화랑이익분을 대폭 줄여 작품가를 평소의 절반정도로 낮췄으며, 화랑이익분은 산격복지회관 무료급식소 돕기에 낼 계획이라고.

이들 송년소품전에는 선배작가들이 격려차 후배작가 작품을 구입하기도 하고 화랑관계자들은 선물용으로 사기도 하며, 평소 눈감상에만 그쳐야했던 서민층 미술애호가들도 모처럼 큰맘 먹고 한두점씩 사는 모습들이 보인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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