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문학기행-자녀와 함께 명작의 고향 찾아

입력 1998-12-25 14:00:00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을 배출한 경북 영양, 박목월, 김동리의 고향 경주.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의 고장이다. 겨울 방학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문학기행을 가보자.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82년 세워진 조지훈 시비가 마을입구에서 방문객을 맞는다.

조지훈 생가인 호은종택은 마을 한 가운데 있다. ㅁ자형 기와집으로 6·25때 소실된 것을 63년복원했다.

집앞에는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문인표지석이 서 있다. 서쪽 옆에는 조지훈이 17세의 나이로 고향을 떠나기전 조부 밑에서 한학을 배우며 문학적 소양을 닦은 월록서당이 자리잡고 있다. 영양읍~31번 국도~도계~918번 지방도를 따라 8㎞정도 가면 주곡리다.

조지훈과 함께 영양이 자랑하는 시인 오일도 생가는 영양읍 감천리에 있다. 4백여년이 된 기와집으로 반변천이 굽이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14호로 지정된 측백수림과 오일도의 업적을 추모하는 시비가 있다. 오일도는 1935년 2월 사재를 털어 시 전문지 '시원'을 창간, 한국현대시 발전에 기여한 문인이다. 18세때 서울로 유학을 간 오일도는 41세때고향으로 돌아와 집필 활동을 하다 4년후 생을 마감했다.

이문열의 고향은 석보면 원1리다. 퇴계 학통을 이어 받은 석계 이시명이 인조(1640)때 터를 잡은 후 형성된 재령이씨 집성촌. 마을에 들어서면 소설 '선택'과 '종손'에 등장하는 정부인 안동장씨 유적비와 1831년 세워진 석천서당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시절 오랜 방황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온 이문열은 석천서당에 기거하면서 자전적 소설 '젊은날의 초상', '영웅시대'등을구상했다. 서당 뒤편 향나무가 있는 ㅁ자형 기와집은 이문열 생가다.

경주는 무속적이고 향토색 짙은 김동리 문학의 모태가 된 곳이다. 경주시 성건동에 있는 생가에서 1935년 '화랑의 후예'를 발표하며 등단 한 후 이듬해 대표작인 '무녀도'를 내놓았다. 김동리작품중에서 경주의 풍경과 정서를 반영한 것이 많다. 무녀도의 중심 무대는 서천과 북천이 합쳐지는 집주변 예기소와 양북면 호암리에 있는 기림사다. 또 '황토기'와 '늪'은 남산동 통일전옆 연못 서출지와 서천 모래밭을 배경으로 쓰여졌다.

김소월에 비유되는 서정시인 박목월은 경주시 건천읍 모량마을에서 태어났다. 1939년 문장지를통해 등단 한 후 1958년 경기여고 교사로 부임할때까지 고향을 배경으로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윤사월', '청노루'가 건천을 배경으로 쓰여졌고 '달', '산도화'는 인근 외동을 무대로 탄생했다.박목월 생가가 있는 모량마을의 정경은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시인으로 인정받는 밑거름이 됐다. 경주시내 황성공원에는 목월의 시비가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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