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밀라노 염색가공공장 사장 알베르또

입력 1998-12-22 00:00:00

"다른 사람들이 모두 생산하는 원단은 만들지 않습니다. 세탁이 어려운 원단, 제일 먼저 개발한원단만 가공합니다"

밀라노 서북쪽 비엘라 지역의 염색가공 공장 아제타사의 알베르토 자닌사장. 땅딸막한 체구에 콧수염을 기른 전형적인 이탈리아인. 그는 "한국이나 일본이 베낄 때쯤 다시 다른 제품을 만들어비싼 값에 판다"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아제타사는 종업원 66명의 조그만 공장이지만 그가 염색가공한 원단을 납품하는 회사는 체루티1881·아르마니·프라다 등 모두 이탈리아의 일급 브랜드.

그는 울·니트·면 등 모든 직물의 풀을 빼고 표백까지 가능한 수세기(염색전처리 기계)를 독일클라인 베펄스사로부터 수입, 시험가동하고 있다.

이 기계는 원단 색상이 달라도 연결 가공이 가능해 소량 다품종 생산이 가능하다. 그는 "독일인은 정확하나 앞만 보지 좌우를 못본다"며 "기계는 독일서 도입하지만 공장 기본설계는 직접 했다"고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컴퓨터화한 수세기는 독일이 만들었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특별한 가공방법은 독일인들이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수세기를 설치한 독일인 엔지니어들이 돌아가면 자기나름대로 기계를 변형할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래 다른 회사의 매니저로 일하다 경영주와 뜻이 맞지않자 부도직전의아제타사를 인수했다.

"제가 만든 원단은 비아그라처럼 힘을 주는 원단, 깊은 감흥을 주는 원단입니다.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살 수 있도록 계속 세탁과 염색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가공전의 이탈리아산 원단의질은 한국·일본·독일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세탁과 가공과정에서 품질이 달라집니다. 그가공방법은 제 머리속에만 들어있습니다"

그는 이어 자신만의 염색 노하우를 하나 소개했다. "초록색을 내려면 노랑과 파랑색을 섞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전혀 다른 색상을 10%정도만 섞으면 완전히 새로운 초록색이 나옵니다. 이새로운 초록색으로 염색한 원단을 아르마니에 독점 공급, 히트했습니다" 다른 염색업체가 이 색상을 내려고 해도 색배합 비율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만이 이 원단을 독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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