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권교체 1주년기념식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내각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향후 여권의 기세싸움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를 잘 보여준 셈이다.이날 행사장을 시종 감쌌던 긴장감과 양자간의 기세싸움이 한판 격돌의 불가피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행사이후 보이고 있는 양당의 기세싸움은 내각제를 둘러싸고 자칫 양당이 결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날 격돌은 벌써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특히 내각제에 목을 매고 있는 김총리측이 공동정권의탄생을 기념하는 이날 행사를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미리 배포된 원고에서 내각제라는 말은 한마디도 않으면서도 대선당시의 합의사항을 명시하고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는 등 강도높은 내용을 담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격돌은 뜻밖에도 김대통령이 먼저 불을 지폈다. 김대통령은 이날 원고도 없이 1년동안의 공동정부 성과를 설명하는 연설을 하다 막판에 내각제 문제를 먼저 언급했다. 김대통령은잔뜩 벼른 듯 "내각제 약속은 그대로 살아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여권, 여당내에서도 시기조절은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지금은 논의할 때가아니며 멀지 않아 김총리와 무릎을 맞대고 풀어 나가겠다"며 자신의 의중을 분명히 밝혔다.주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보다 공동정권 탄생의 주역인 두사람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총리의 예정된 반격은 곧바로 이어졌다. 김총리는 특유의 어법으로 한마디하겠다고 나선후 지난해 DJP합의를 꺼내면서 "공동정권의 도덕적 기반은 신의"라고 못박았다. 김총리는 이어 "우리헌정사가 대통령들의 불행한 역사가 되고 정권들이 허망하게 끝나게 된 것은 순리를 어긴 것과과욕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김총리의 발언은 양자간의 재협상을 제의한 김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에서 반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두 수뇌의 기싸움이 전개된후 벌이고 있는 양당의 내각제 공방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김대통령과 김총리간의 신경전이후 내각제 조기 공론화움직임이 잦아들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자민련측이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자민련측은 우선 김대통령이 김총리와 무릎을 맞대고얘기하겠다고 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말은 JP와의 담판을 통해 내각제 약속을파기하거나 연기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발끈했다.
두 수뇌의 신경전을 계기로 내각제를 둘러싼 양당간의 대립은 점차 도를 더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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