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조성 외교실리 노림수

입력 1998-12-18 00:00:00

남북경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또다시 반잠수정을 남해안에 침투시킨 것은한반도 긴장을 통한 내부통제 강화와 외교적 실리를 챙기기 위한 노림수로 분석된다.특히 북한은 지난달 서해안 간첩선 침투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외국순방후 귀국일에 맞춰 도발을 감행, 남한사회를 교란시킬 목적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북한은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최근 3차례에 걸친 방북이후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동요, 자칫 체제불안으로 연결될 가능성에 대해 극도의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군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남한사회의 경제적 우월성이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내부불만이 증폭되면서 통제불능의 상태까지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 또 다시 안보불안을 야기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대남도발을 시도했다"면서"이번에도 외부적 긴장을 고조시켜 북한 주민들이 남북경협 소식을 접할 경우 우려되는 동요를사전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평북 금창리 일대 핵시설 의혹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간첩선 침투를 통해 한반도 안보불안을 더욱 증폭시켜 향후 북미 또는 남북간 협상과정에서 최대한의 경제적 실리를 얻어내려는 목적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실제로 지난 94년 핵카드를 통한 '벼랑끝 외교'를 펼쳐 연구용 원자로와 방사화학 실험소를 봉인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경수로 건설과 연간 50만t상당의 중유공급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 8월에는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발사, 미국과 협상과정에서 추가적인 경제지원과 함께 관계개선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이번에도 국지도발후 협상을 통해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 새로운실리를 챙기려 했다는 것이 군당국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간첩선 침투도 모든 무력도발과 시위는 정치 및 경제, 외교적 실리추구와 철저히 연계한다는 북한의 준비된 군사적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군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북한은 이밖에 최근 공군 나이키 대공미사일 오발사고와 육군 90㎜무반동총 폭발사고, 해군의 조명탄 불발사고,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경비병 대북접촉 등 각종사건, 사고후 사기가 떨어진우리 군을 동요시킬 필요성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잇따른 사건, 사고후 사기저하 등으로 해안경계태세가 허술해진 틈을 이용, 특수공작원을무난히 침투시킨다면 우리 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군당국은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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