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7일 유엔 무기사찰을 놓고 마찰을 계속해온 이라크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공격에 들어갔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의 군사·안보 목표물들에 대한 공격을명령했다"고 밝히고 향후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공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또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헨리 셸턴 합참의장도 회견을 갖고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시설을 포함,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주요 군사목표물을 집중적으로 파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이번 군사공격은 표면적으로 유엔 무기사찰단(UNSCOM)의 이라크내 사찰활동에 대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협력거부를 응징하기 위한 명분을 지니고 있다.
특히 후세인 정권은 그동안 미국과 수차례 군사충돌 일보 직전의 상황을 연출하면서도 유엔의 무기사찰 활동에 대한 전면적인 협력을 기피해왔다.
지난 2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바그다드 방문외교로 위기를 넘겼을 때나 지난달 클린턴 대통령이 공격명령을 내렸다가 마지막 순간에 이라크의 무조건적인 사찰수용으로 대결이 무산된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그동안 "앞으로 더이상 무기사찰단의 활동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사전경고없이 즉각적인군사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면서 걸프 해역에 군사력을 계속 주둔시켜왔다.
하지만 이번 군사공격의 경우 유엔 사찰단이 바그다드를 떠나자 마자 신속하게 단행된데다 유엔안보리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향후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클린턴 행정부는 이번 무력응징에 대해 "무기사찰을 거부하다 군사공격이 임박하면 다시 입장을후퇴하는 후세인 정권의 반복적인 술수에 더이상 놀아날 수 없다"면서 대이라크 공격의 정당성을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과 대화를 외면하고 즉각 군사행동에 들어간 클린턴 대통령의 결정은 하원의 탄핵안표결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놀음이라는 비판속에서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많은 논란을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이날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철수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심각한 이견이 빚어졌다.
중국의 친화순(秦華孫) 대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태발전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많은회원국들이 사찰단을 철수시킨 UNSCOM의 결정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제평화와 지역안정에도 위협을 초래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군사공격에 반대한다는 뜻을분명히 했다.
또한 그동안 러시아나 프랑스 등도 미국이 대이라크 군사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서방국가중에서 이번 군사공격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국가는 이번 '사막의 여우' 작전에 동참한영국 정도뿐이다.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지난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부과된 대이라크 경제제재를해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분분했다. 후세인 정권 때문에 비참한 생활을 겪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유엔 안보리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전격적인 군사행동에 들어간 것은 명분을떠나 국제사회로 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들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군사공격 결정은 또 국내적으로도 탄핵 문제와 맞물려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결정의 배후에 하원 본회의의 탄핵안 가결을 모면하고자 하는 불순한 정치적 동기가 깔려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공격결정의 타이밍에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이라크에 대한섣부른 공격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비추어 클린턴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실추된 리더십을 되찾기위한 카드로 이번공격결정을 내렸을지 모르나 오히려 이로인해 더욱 곤경에 몰릴가능성이 있다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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