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 홀로서기-해외사례

입력 1998-12-16 14:40:00

내륙도시는 자동차산업의 입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금도 분분하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는 수출에 치중한 한국적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단편적 결론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866년 다임러(Daimler)가 세계 최초의 자동차 공장을 세운 곳은 독일 남부의 내륙도시 슈투트가르트다. 세계적인 명차 포르쉐는 지금도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뮌헨, 브레멘, 보쿰 등 독일내자동차산업의 중심지들 가운데 항만도시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출발점인 디트로이트는 미국 동북부 내륙도시다. 디트로이트가 속한 미시간주는 5대호를 끼고 있으나 내륙수송을 통해 자동차산업을 발전시켜왔다. 헨리 포드는 1903년 디트로이트에 자동차공장을 세웠다. 제네럴 모터스는 70년동안 디트로이트의 GM빌딩에 둥지를 틀고미시간주 전역에 있는 생산, 판매 등의 분야를 지휘해왔다.

내수용 자동차나 만들던 옛 역사를 들추어낸다고 하겠지만 내륙도시에 대한 자동차 메이커들의투자는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굳이 항만을 끼지 않아도 이들 도시의 자동차산업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최근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며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한스페인 자동차산업의 가장 중요한 거점 가운데 하나는 동부내륙 한가운데에 있는 사라고사다.GM의 사라고사 공장은 유럽 내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에 속한다.

자국 완성차 메이커가 없으면서도 세계 10대 생산국에 드는 캐나다의 자동차 산업은 대서양에서멀찍이 떨어진 온타리오주에 80%가 집중돼있다. 토론토시를 중심으로 GM, 크라이슬러, 혼다, 도요타, 볼보 등이 생산기반을 두고 있다. 우수한 노동력과 값싼 땅을 무기로 메이커들을 유치했으며 높은 기술력을 가진 5백여개 부품업체들이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꼽히는 폴란드나 무한한 시장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도 내륙도시에서 자동차산업이 꽃피고 있다.GM, 포드, 폴크스바겐, 피아트, 푸조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이들 지역에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와 대우도 이들 못지않게 투자에 심혈을 기울여온 곳도 바로 유럽의 내륙도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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