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아기 교육 가치관 형성에 중요

입력 1998-12-14 14:02:00

해마다 12월이 되면 유치원은 새 식구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본교 유아교육과에서도 예비교사들의 정신교육 마무리를 위해 바쁘다. 유아 자녀를 가진 부모들 역시 서두르고 있다. 자녀 교육의 첫 장을 선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을 결정하기 전에 부모들은 확고한 양육관을 가져야 한다. 유아기는 인간으로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사고와 행동 습관의 기본 바탕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아가 교육기관에서 갖게될 경험들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더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부모들은 자녀교육의 일차적 책임자임을 인식하면서 동시에 자녀교육을 전문적으로 도와줄 교육기관이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치원은 우리나라 교육법에 의한 각급 학교의 체제로서학교기관의 하나이다.

교육법 제146조에 의하면, 유치원 교육의 목적은 유아의 심신 발달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함으로써 교육기관으로서 명실공히 유치원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다. 이 목적을 바탕으로하여 유치원에서는 건강, 사회, 표현, 언어 그리고 탐구생활 영역을 토대로 전인적 발달을 위한기초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나라 유치원은 공립과 사립이 있지만, 사립 유치원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립유치원은 국가의 재정적 후원없이 교육환경 개선, 교사 연수회, 부모교육 그리고 교재개발 등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왔다.

최근 공립 유치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시설 낙후, 교재 및 교사 인원 부족등 사립 유치원 교육의 질적 수준과는 비교가 안된다. 불행하게도 국가교육비 예산중 유아교육의예산은 겨우 0.97%수준이라 공립유치원의 질적 향상에 대한 기대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국가적 난국인 IMF에 적응하기 위하여 유아교육계는 그 어느 시기보다도 긴장하고 있다. 경제적위축이 자녀교육비 절감의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들은 유아교육기관에 대한 질적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상품 고르듯이 교육비가 싸게 드는 곳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러시아의 경우를 보자. 러시아는 경제적으로우리나라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유아교육에 대한 의식수준은 우리보다 훨씬 더 높다. 어른들은 먹을 양식이 없어 곤경에처해 있지만, 유치원의 유아들에게는 빵과 우유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이것은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새싹들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키워 앞으로 국가를 잘 이끌어나가도록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유아교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9월 국회에서 통과되어 법적근거에 의하여사립유치원 자녀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확보를 위해 국가경제가 빨리 회복되어야 실현가능하다. 하루빨리 질적으로 우수한 유아교육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이현순(계명문화대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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