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적공과 대남공작 실상

입력 1998-12-11 14:48:00

"감시 사각지대를 선택해 야간에 1대1로 단독 접촉하라. 그리고 카투사의 접촉사실은 절대 비밀로 하라"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내 한국군 포섭임무를 맡고 있는 북한 대남심리전 부대인 적공과의 적나라한 공작활동 실상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국군기무사가 지난 2월3일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 적공조 요원 변용관상위를 신문한 결과 북한군은 한국군 포섭단계를 3단계로 나눠 최근까지 공작을 진행했다는 것.

포섭공작의 1단계인 친숙단계는 한국군과 5~10회 접촉, 단순한 친분만 유지하다가 10~30회 접촉하면 2단계인 역량단계가 돼 포섭대상자에 고유번호 및 가명을 부여,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선전교양한다.

대상자를 완전히 포섭한 것으로 간주되는 3단계인 조직단계가 되면 대상자의 이름과 주소, 가족상황, 학력, 친구관계 등 각종 신상자료를 수집해 상부에 보고한뒤 공작원으로 승인받을 수 있다.3단계에서는 JSA 경비병으로 근무하다가 전역한뒤 남한내 북한 연락원과 수시로 접선할 수 있도록 김일성배지와 공민증, 확인증, 국가인증서를 포섭대상자에게 지급한다.

이 단계에 도달한 경비병은 제대후 남한내 대학이나 직장 등에서 활동하면서 각종 정보를 북한에제공하는 공작원이 되는 셈이다.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조사중인 JSA 부소대장 김영훈중사(28)는 적공과 요원과 30차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고유번호와 가명을 부여받은 친숙단계에서 완전포섭 단계로 발전되는과정에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적공조의 보고는 지휘계통을 밟아 이뤄졌으며 조직원간 보안유지도 철두철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별 대남포섭활동 결과는 임무종료뒤 즉시 조장에게 개별 보고하고 특히 고급정보로 판단될경우 상급부대인 적공과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한국군 접촉원칙은 감시가 소홀한 야간을 틈타 감시카메라에 포착되지 않는 지점을 택해 반드시1대1로 접촉하되 고학력자인 카투사는 전역후 활용가치가 높은 만큼 접촉사실을 절대 비밀로 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적공조 요원들은 남한 경비병들의 환심을 사기위한 수단으로 주로 북한산담배와 포도주, 뱀술 등이 활용되고 이용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롤렉스시계도 선뜻 건네준다고 변상위는 밝혔다.또 확실한 포섭공작 근거로 삼기 위해 매년 4월15일이면 평소 친분을 쌓은 한국군 경비병에게 화분이나 자필서예품을 요청, 넘겨받을 경우 김일성생일 선물이라고 상부에 보고하는 사례도 종종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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